KT가 클라우드 시대 ‘용산 IDC’에 거는 기대

수도권 최대 규모 용산 IDC 개소…국내 IDC 사업 경쟁력 강화

방송/통신입력 :2020/11/11 17:01    수정: 2020/11/11 17:02

“클라우드 시대가 다가왔지만, IP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IDC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국내서 사업할 때도 IDC가 필요하다. 용산 IDC는 글로벌 탑2 클라우드 사업자와 이미 계약을 마쳤다.”

11일 용산 IDC에서 기자를 만난 윤동식 KT 클라우드·DX 사업단 전무는 이같이 말했다.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실제 건물에 서버를 두고 이를 운용하는 IDC 사업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설명이다.

윤동식 전무는 “IDC가 건물을 지어놓고 서버를 운용하는 사업이다 보니 클라우드 시대에 굳이 필요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클라우드로 전환하지 못하는 강화된 보안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보다 상업용 IDC 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 (IDC 사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T 용산 IDC에서 Cloud/DX사업단장 윤동식 전무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숫자는 매년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 지역 차세대 데이터센터 허브로 주목받으며, ID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T는 이달부터 가동을 시작한 13번째 데이터센터인 용산 IDC를 통해 국내외 사업자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용산 IDC, 뭐가 다른가

용산 IDC는 서울권 최대 규모로,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하다. 구로나 혜화 등 주요 통신 시설과 인접해 인터넷 속도와 대역폭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테라급(Tbps) 용량을 확보해 최대 8개 다원화된 경로로 안정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IDC의 최대 관건은 안정성과 효율성이다. 용산 IDC는 국내 IDC 최초로 변전소를 이원화하고, 154㎸ 대용량 수전 전압을 갖춰 장애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완비했다. KT 용산IDC 관계자는 “수배전 시설과 전기실 등 이원화를 통해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무중단으로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며 “터빈 발전기를 통한 비상발전 시설을 갖춰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48시간 이상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IDC조감도.(사진=KT)

용산 IDC는 냉수식 항온기와 냉수식 프리쿨링, 냉각팬, 인버터 방식의 설비 등을 갖춰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PUE(전력효율지수)는 1.4 수준으로 운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대용량 빌트업 시스템을 통해 전원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내부 서버실의 환경을 최적의 온도와 습도로 관리할 수 있다”며 “인버터 방식의 냉열원 시설을 통해정전이 발생하더라도 10분간 서버실로 냉수를 공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인 설비도 추가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2030년까지 태양광 수소연료를 활용한 시설을 추가해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시책에 응해 소규모 시설에 친환경 설비를 구축한 적은 있었지만, 용산 IDC는 대규모 설비가 구축되는 첫 번째 IDC”라고 전했다.

■용산 IDC, 플랫폼화 전초기지로 활용

KT는 용산 IDC를 통해 플랫폼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에 유용한 기능을 플랫폼으로 개발.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센터의 운영을 돕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용산 IDC는 KT의 플랫폼이 시범 적용되는 첫번째 시설이다.

구체적으로 용산 IDC에는 초연결교환(HCX) 플랫폼이 도입된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클라우드와 IDC 사업자의 연동을 지원한다. 윤동식 전무는 “대부분의 기업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는데, 지금까지는 전용회선을 통해 자체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며 “KT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환경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용산 IDC 서버실에서 관계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KT)

KT가 보유한 AI·빅데이터 등 기술을 적용한 운영 자동화·예지 정비 플랫폼도 도입한다. 이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해 운영비를 절감하고,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비를 예측해 유지 보수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다. KT는 올해 용산 IDC에 이 플랫폼을 시범 도입한 이후, 2022년 전국 IDC로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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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무는 “KT는 이미 본사 건물에 빅데이터 학습을 통한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도입, 효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며 “IDC 숫자가 증가하더라도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소수의 전문 인력으로 IDC를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용산 IDC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용산 IDC에는 글로벌 대형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윤 전무는 “현재 용산 IDC는 상면 중 70% 정도가 찼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라며 “비밀유지 조항 탓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