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대선 승리...게임산업 '텐센트 리스크' 감소 기대

텐센트 직접 제재에도 게임사 압박 사례 없어...심리적 위축 가능성은 남아

디지털경제입력 :2020/11/09 09:49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됐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부터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서 글로벌 통상과 각 산업 및 경제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차후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는 것은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기업의 자본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시행한 텐센트와의 거래 전면금지 행정명령이 조 바이든 정부에서도 유지될 것이지 여부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사진=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소셜 미디어 앱 위챗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텐센트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9월 15일부터 발효 중이다.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이다. 라이엇게임즈, 슈퍼셀, 에픽게임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이름만 대면 알 법한 굵직한 게임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에 중에는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이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게임사다.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텐센트 주가는 물론 중국 증시까지 출렁이게 했다. 텐센트 주가는 하루만에 7%가 급락했으며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약 89조 원이 증발했다. 그 여파로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도 각각 1.1%, 1.41% 하락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는 이어지겠지만 텐센트와 거래중지 행정명령처럼 몇몇 중국 기업을 특정해서 제재하는 '핀포인트 제재'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해야한다는 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이었지만 고립주의에 기반한 대중 무역전쟁 정책보다는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게임업계에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게임업계가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텐센트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정부에서도 텐센트 자본이 투입된 게임사에 대하 이렇다 할 압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게임산업의 '텐센트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텐센트의 지분이 100%인 라이엇게임즈와 40%에 달하는 에픽게임즈 역시 지난 9월 텐센트와 거래중지 행정명령이 발효된 이후에도 문제 없이 리그오브레전드와 포트나이트 등 자사 대표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0월에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그 사이 이들 기업이 받은 압박이라고는 개인정보 보안자료 제출 요구 뿐이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텐센트 자본이 투입된 게임기업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제나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정부에서는 '텐센트 리스크'가 더욱 작아질 것이라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런 기대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한 지난 6일 텐센트 주가는 6.2%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텐센트의 투자 행보 위축과 투자를 받은 게임사의 심리적 위축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제재는 없더라도 바이든 정부의 대중 경제전략이 그 실체를 나타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텐센트가 액티비전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등 미국 게임사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모습은 한동안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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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텐센트 거래중지 행정명령 이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게임기업은 없다. 다만 텐센트와 관계가 있는 게임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미국 기업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으려 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는 감지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텐센트 자본이 투입된 게임기업이 규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당분간은 이들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과감한 행보를 하지 못 하는 영향 정도는 받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