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中 정부 비판 탓?…앤트그룹, 상장 무기한 연기

상하이·홍콩 "앤트그룹, 정부에 중대 사항 보고 중…IPO 잠정 중단"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3일(현지시간) 베이징상바오(北京商报) 등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날 저녁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잠정 보류됐다고 발표했다.

또 앤트그룹 측은 상하이증권거래소의 발표 이후 홍콩 증시 상장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당초 앤트그룹 주식은 오는 5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과학혁신판(스타마켓)에서 동시에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특히 앤트그룹은 사상 최대인 345억 달러(39조885억원) 규모의 IPO를 추진해왔고, 상하이 증권거래소 일반 공모주 청약에만 2조8000억 달러(약 3천172조원)가 몰리면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상하이거래소 측은 "앤트그룹 경영진이 최근 정부 기관과의 예약 면담에서 중대한 사항을 보고 중"이라며 "이는 회사의 상장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IPO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현지에선 상하이거래소의 이번 결정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금융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를 공개 비판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 중 중국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대형 국유 은행이 충분한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 발언의 파장은 컸다.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 중국 정부의 주요 인사가 함께 자리했던 탓이다.

이에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4개 기관은 지난 2일 마윈과 징셴둥, 후샤오밍 등 앤트그룹 경영진을 불러 관리·감독에 대한 면담을 가졌다.

또 앤트그룹은 면담 직후 "이날 이뤄진 논의를 최대한 실행하겠다"며 "꾸준하게 혁신하고 감독을 잘 따르면서 실물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