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첫 외장 Xe 기반 그래픽칩 공개

엔비디아·AMD 과점 견제...프로세서 내장 그래픽과 협업 동영상·AI 등 가속

홈&모바일입력 :2020/11/02 16:42    수정: 2020/11/02 17:09

인텔 아이리스 Xe 맥스 그래픽칩셋. (사진=인텔)
인텔 아이리스 Xe 맥스 그래픽칩셋. (사진=인텔)

인텔이 엔비디아와 AMD 등 기존 그래픽칩셋 제조사가 과점하던 외장 그래픽칩셋 시장에 뛰어든다. 인텔은 이달부터 외장 그래픽칩셋 '아이리스 Xe 맥스'(Iris Xe MAX)를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하고 내년 이후에는 PC용 그래픽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이 자체 제작한 그래픽칩셋을 공급하는 것은 1998년 2월 i740 이후 20여 년 만이다. 울트라북과 U시리즈 등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에 이어 향후 게임용 노트북과 데스크톱용 제품으로 확대가 가능할 지도 관건이다.

■ 라자 코두리 영입 이후 첫 외장 그래픽칩셋 출시

인텔은 지난 2017년 11월 애플과 AMD를 두루 거친 그래픽 전문가인 라자 코두리를 영입한 뒤 자체 그래픽칩셋을 개발해 왔다. 올 9월에 출시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에는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탑재됐다.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과 아이리스 Xe 맥스 비교도. (자료=인텔)

인텔은 지난 10월 30일 진행된 사전 브리핑을 통해 "아이리스 Xe 맥스는 Xe LP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며 코어 i7-1185G7 등에 탑재된 제품에 비해 작동 클록이 높고 별도 그래픽 메모리 4GB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내장된 '아이리스 Xe 그래픽'과 '아이리스 Xe 맥스'의 구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으로 작동하며 하드웨어 기반 AI 연산 가속기능, 동영상 처리 엔진인 Xe 미디어 인코더 2개 등을 탑재했다.

■ "내장·외장 그래픽 최적화 요구 많았다"

인텔은 "자체 조사 결과 전 세계의 동영상 제작자는 약 1억 명 가까이 된다. 그러나 취미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이며 동영상 관련 성능이 이들의 노트북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년간 이들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모은 결과, 인텔이 외장 그래픽칩셋을 만들면 프로세서와 이를 통합해서 최적화 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들었고 인텔 역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칩셋 제조사들은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과 외장 그래픽칩셋을 내장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필요할 때마다 두 칩셋을 오가며 작동하는 기능이 하드웨어 드라이버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

■ 두 칩셋 활용해 AI·동영상 등 가속

인텔은 아이리스 Xe 그래픽과 아이리스 Xe 맥스를 통합해서 제어하는 '공통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CSF)를 이용해서 필요에 따라 두 칩셋을 자유롭게 오가며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이 기능에 '딥링크'(Deep Link)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요에 따라 프로세서 내장/외장 그래픽칩셋을 오가며 연산 등을 최적화한다. (자료=인텔)

예를 들어 프로세서에 장시간 부하를 가하는 동영상 인코딩 작업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열 등 제어를 위해 전력 소모를 낮추게 된다. CSF의 역할은 이런 상황에서 동영상 처리 작업을 외장 칩인 아이리스 Xe 맥스로 넘겨 최적 성능을 내게 하는 것이다.

반면 AI 연산 가속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에서는 양쪽 칩셋에 내장된 가속 기능을 모두 활용해 이를 극대화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저해상도 사진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변환하는 토파즈 기가픽셀에서는 엔비디아 MX350 탑재 노트북 대비 최대 7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낸다.

내년 상반기에는 동영상 처리를 가속화하는 하이퍼 인코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자료=인텔)

내년 상반기에는 동영상 변환시 두 칩셋에 내장된 미디어 인코더를 모두 활용하는 '하이퍼 인코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한 번에 두 개의 동영상을 처리하거나, 혹은 모든 동영상 처리 능력을 한 동영상에 집중해 처리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 "일부 게임 성능은 지연 시간 영향 받을 것"

인텔은 아이리스 Xe 맥스의 게임 처리 성능이 엔비디아 MX350 칩 대비 10% 이상 앞선다고 설명했다. 단 게임 특성에 따라서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아이리스 Xe 그래픽)의 성능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모든 외장 그래픽칩셋은 프로세서와 데이터를 교환하고 내장된 별도 메모리로 데이터를 옮겨 오는 과정에서 일정한 지연시간이 발생한다. 따라서 게임에 따라서는 아이리스 Xe 그래픽(프로세서 내장)의 성능이 더 나을 수 있다."

인텔은 ”일부 게임은 지연 시간 특성에 따라 처리 성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료=인텔)

실제로 '메트로: 엑소더스'는 아이리스 Xe 맥스를 이용한 결과가 더 빨랐던 반면 '도타2'(DOTA 2)는 프로세서에 내장된 아이리스 Xe 그래픽의 성능이 모두 높았다. 인텔은 이런 게임 특성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의 성능을 내게 할 예정이다.

■ "노트북과 보급형 데스크톱PC 대상으로 칩 공급 예정"

현재 아이리스 Xe 맥스와 딥링크 등 기술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는 핸드브레이크(동영상 인코딩), OBS·X스플릿(개인 방송용 소프트웨어) 등이다. 인텔은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함께 소프트웨어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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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Xe 맥스와 딥링크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는 앞으로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자료=인텔)

현재까지 아이리스 Xe 맥스 탑재 노트북을 출시하기로 한 제조사는 에이서와 델, 에이수스 등 세 회사다. 에이서는 이달부터 중국에서, 델은 미국 베스트바이를 통해, 에이수스는 중국과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리스 Xe 맥스를 탑재한 델 인스피런 15 7000. (사진=인텔)

인텔은 아이리스 Xe 맥스를 탑재한 보급형 그래픽카드도 제작해서 내년 초부터 보급형 데스크톱PC에 함께 공급할 예정이다. 단 이 그래픽카드는 별도로 판매되지 않으며 PC 제조사에만 공급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또다른 외장 그래픽칩셋인 DG2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