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자의 써보고서] 누르면 이어폰이 '딸깍'…이런 스마트밴드 보셨나요?

화웨이 '토크밴드 B6' 착용감·헬스 만족…이어폰 활용도·비싼 가격은 흠

홈&모바일입력 :2020/10/26 15:42

화웨이 토크밴드 B6 착용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화웨이 토크밴드 B6 착용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얼핏 보면 일반 스마트밴드와 다를 바 없었다. 그저 처음 보는 디자인에 어느 브랜드인지 스쳐 지나가듯 물을 뿐이었다. 하지만 '딸깍' 버튼을 누르는 순간, 스마트폰만 보고 있던 눈들은 비로소 손목에 집중됐다.

화웨이의 새로 나온 스마트밴드 '토크밴드 B6' 얘기다.

애플의 애플워치, 삼성의 갤럭시워치·갤럭시핏, 샤오미의 미밴드 등 다양한 스마트워치 및 스마트밴드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화웨이의 신제품이 눈길을 끈 이유는 딸깍 소리와 함께 튀어나오는 '이어폰' 때문이었다.

화웨이 토크밴드B6는 이어폰이 붙은 디스플레이 탈부착이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토크밴드 B6는 디스플레이에 이어폰이 붙어 있어,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듣고 싶을 땐 디스플레이를 떼어 귀에 꽂고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밴드다. 스마트밴드와 이어폰을 합친 새로운 폼팩터의 이 제품이 과연 얼마나 유용할지, 토크밴드 B6를 대여해 며칠간 직접 사용해봤다.

제품은 브라운 색상의 가죽 스트랩을 장착한 클래식 에디션 제품이다. 가격은 26만9천원.

화웨이 토크밴드B6. (사진=지디넷코리아)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금색 스테인리스 스틸 안에 1.53인치 직사각형 모양의 3D 곡선 AMOLED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는 여성의 손목에는 다소 큰 편이다. 손목 전부를 가로지를 만큼의 크기다. 큰 디스플레이 덕분에 화면에 나타나는 정보도 큼지막한 편으로 가독성이 좋다.

또 손목을 들어 올리면 화면이 자동으로 켜져, 굳이 터치하지 않아도 시간 체크 등이 가능해 편했다. 무게는 28.85g으로 장시간 착용해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가벼웠으며, 착용감이 좋았다.

화웨이 토크밴드 B6. (사진=지디넷코리아)

디스플레이에는 시간과 걸음 수, 소비된 칼로리 수 등이 표시되며, 여러 디자인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토크밴드 B6에는 ▲심박수 측정 ▲혈중산소포화도 측정 ▲수면 레벨 기록 ▲스트레스 수준 측정 ▲7가지 피트니스 모드 등이 지원된다. 7가지 피트니스 모드에는 달리기, 걷기, 사이클, 로잉머신, 일립티컬 기구 등이 포함된다.

화웨이 토크밴드B6에는 혈중산소포화도(SpO2) 측정 기능이 탑재돼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토크밴드 B6는 디스플레이 터치가 불가능했던 이전 토크밴드 라인과 달리 터치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좌우 스와이프를 통해 걸음 수·스트레스 지수 확인, 날씨 보기, 전화 걸기, 음악 재생 등을 할 수 있다. 화면 윗부분을 아래로 쓸어내리면 좌우 스와이프 시 나타나는 기능 및 화면 밝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우측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심박수 측정, 혈중산소포화도(SpO2) 측정, 운동 기록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설명서가 중국어로만 돼 있어 조작법을 보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직관적인 사용법 덕분에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화웨이 토크밴드 B6 디스플레이를 좌우로 스와이프하면 걸음 수 및 스트레스 기록 등을 확인하고, 음악 재생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여기까지는 다른 스마트밴드 기능과 큰 차이가 없다. 이제 토크밴드 B6의 차별화 요소인 이어폰을 사용해봤다.

스마트밴드를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로 연결해 놓으면, 전화가 올 때 스마트밴드의 이어폰을 사용해 전화를 받고 걸 수 있다. 토크밴드 B6는 블루투스 저전력(BLE 5.2) 표준을 채택한 최초의 스마트밴드로,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A1 칩셋이 적용돼 고음질 통화가 가능하다.

화웨이 토크밴드B6는 디스플레이를 떼어 내면 이어폰으로 활용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웨이 토크밴드B6 디스플레이를 분리했을 때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전화가 오자 밴드에서 진동이 울렸고 버튼을 눌러 이어폰을 꺼내면 통화가 시작된다. 통화 품질은 만족스러웠다. 전혀 문제없이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으며, 상대방도 통화 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단, 최대 150m 연결 거리만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두고 스마트밴드만 갖고 멀리 나가 통화를 하긴 어렵다. 최대 연결 거리를 넘어가면 통화 중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발생해 통화가 어려워졌다.

화웨이 토크밴드B6를 귀에 꽂은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폰으로는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밴드에서 음악을 고르고 재생할 수 있다. 전화를 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스크린을 위아래로 스와이프하면 음량 조절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어폰이 쉽게 지저분해지는 점은 예상치 못한 단점이었다. 이어팁 소재 특성상 먼지가 쉽게 달라붙었으며, 또 이어폰을 스마트밴드에서 꺼내고 나면, 이어폰이 보관되는 공간이 뚫려 있는 상태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 외부 먼지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화웨이 토크밴드B6는 이어폰이 붙어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전을 하게 될 때도 이어폰이 달려 있는 디스플레이를 꺼내 충전하게 되는데, 이때도 기기가 충전되는 동안 이어팁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위생 부분에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토크밴드 B6는 한 번 완충으로 4일 정도 사용 가능했다. 배터리는 고속충전을 지원해 단 30분 만에 85%까지 충전이 가능해 매우 편했다. 10분 충전으로는 4시간의 통화가 가능하며, 완충 시에는 8시간 연속 통화가 가능하다.

화웨이 토크밴드B6는 USB-C타입으로 충전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토크밴드 B6를 사용해보니 착용감, 기능, 디자인 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를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밴드의 가격은 주로 5만원 이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핏2는 4만9천500원이며, 샤오미의 미밴드5는 3만9천900원이다. 반면, 토크밴드 B6는 스포츠 에디션이 22만원, 클래식 에디션이 26만9천원이다. 경쟁사의 스마트밴드와 비교해 5배가 넘는 가격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화웨이 토크밴드 B6 구성품에는 USB-C타입 포트와 이어팁이 포함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이어폰의 활용성에 다소 의문이 남았다. 밴드에 이어폰이 부착되면 마냥 편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써보니 생각만큼 활용도가 높진 않았다. 그 이유는 무선 이어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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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밴드를 차고 걷거나 달릴 땐, 주로 무선이어폰으로 이미 음악을 듣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전화가 올 때 밴드가 스마트폰에 연결이 돼 있으면, 귀에 이미 꽂혀 있는 무선 이어폰을 빼고 밴드의 이어폰을 사용해야 해 불편했다. 기자의 경우 토크밴드 B6는 블루투스 연결을 하지 않고 이용했다. 블루투스 연결을 하지 않아도 걸음 수는 그대로 기록된다.

따라서 무선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어폰이 달린 스마트밴드를 비싼 가격을 주고 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무선 이어폰을 잘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한쪽뿐이지만 음악 재생과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