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안주하지 말라' 한마디에 14년 연속 세계 TV 1위

2006년 일본 소니 제치고 세계 TV 시장 맹주 등극…14년 연속 글로벌 1위

홈&모바일입력 :2020/10/25 15:09    수정: 2020/10/25 15:18

"과거의 성공에 도취하고 현재의 편안함에만 안주한다면 정상의 자리는 남의 몫으로 넘어갈 것입니다."(2006년)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 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현재까지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달성했다. 

20100108 CES 2010 참관 당시 모습(사진=삼성전자)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주문에 따라 리더로서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을 이어온 결과다. 14년 연속 세계 1위 삼성 TV는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안목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소년 시절 일본에서 영화를 즐겨 본 이 회장은 영상에 관심이 깊었다. 일본에 체류했던 3년간 보았던 영화를 더하면 1천 편이 넘는다고 한다. 또 그가 삼성에 첫발을 내디딘 곳이 동양방송(TBC)으로 TV 방송에 조예가 깊었다.

이건희 회장은 당시 브라운관이 주류였던 TV가 평면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액정표시장치(LCD) 전환에 투자를 단행했다. 또 디자인팀을 밀라노로 파견해 디자인 혁신을 이루게 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바로 ‘보르도 TV’다.

2006년 삼성전자는 와인잔을 형상화해 블루와 와인 색상을 제품 하단에 적용한 보르도 TV로 세계 TV 시장 왕좌를 차지했다. 보르도 TV는 외관에서 스피커가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밀리언셀러 히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비슷한 모양 일색이던 TV 시장에서 보르도 TV를 선보이며 ‘디자인 TV’ 시대를 열었다. 정형화된 외관의 탈피라는 과감한 도전은 삼성전자를 세계 1위 TV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삼성전자 보르도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08년 이중사출 기법을 적용하며, TV 외관 소재를 ‘영롱한 빛’으로 탈바꿈시켰다. 2009년엔 ‘빛을 내는 반도체’라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ED)를 TV 백라이트로 적용, 손가락 두께만큼 얇고 밝은 TV인 ‘LED TV’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엔 3차원(3D) LED TV를 선보였고, 같은 해 세계 최초 TV용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스마트 TV 대중화를 선도했다. 2013년 세계 최대인 110형 UHD TV를 출시하며 글로벌 TV 시장의 대형화를 예고했다.

TV에 대한 삼성전자의 도전은 2014년 화면을 휠 수 있다는 파괴적인 아이디어에까지 이르러 커브드 UHD TV를 공개했다. 또 콘텐츠 특성에 따라 화면을 휘었다가 펼 수 있는 밴더블 UHD TV 역시 같은 해 개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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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7년에 삼성전자 간판 프리미엄 TV 브랜드가 된 QLED TV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QLED 8K TV'와 초대형 TV에 집중하고 있다. 8K 이후에는 마이크로 LED로의 '투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CES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QLED 8K의 생생한 화질을 감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보르도 TV(2006년)를 시작으로 크리스털 로즈 LCD TV(2008년), LED TV(2009년), 3D TV(2010년), 커브드 UHD TV(2014년), SUHD TV(2015년), QLED TV(2017년), QLED 8K TV(2018년) 등을 개발하며 TV 업계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