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큰별 지다'...이건희 회장이 걸어 온 길

25일 별세 향년 78세…신경영 선언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 맥 이어와

디지털경제입력 :2020/10/25 12:04    수정: 2020/10/25 14:44

'한국경제의 큰 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회장은 해방 이후 산업화 시절 섬유·중화학 중심의 노동집약적인 대한민국 산업구조를 반도체, 휴대폰, TFT-박막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첨단 제조산업 구조로 바꾼 장본인이다. 고인의 도전정신은 오늘날 한국경제 글로벌화의 초석을 놓은 대한민국 산업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대구에서 시작한 '삼성상회'가 모태다. 당시 삼성상회는 청과물과 건어물을 파는 무역업을 했으며 80년이 지난 지금 삼성상회는 삼성물산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은 1953년 제일제당을 세우며 상업자본에서 산업자본으로 변신을 시도한 후 ▲60년대 금융 ▲70년대 중화학공업 ▲80년대 전자산업 등 오늘날 삼성이 이룩한 성과의 초석을 다졌다.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 이후 1987년 12월 삼성 2대 회장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사진=삼성)

회장 취임 전부터 삼성의 핵심 먹거리로 부상한 반도체 사업을 일궈내기 시작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1974년 12월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재를 털어 한국 반도체 지분을 인수하고 일본을 오가며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고 이병철 회장이 1983년 2월 8일 동경에서 "반도체 사업의 세계적 선진화 추세에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 뒤떨어질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히며 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메모리 시장 불황에 따라 반도체 사업 포기를 주장하는 중역들의 제안이 있었지만 1987년 신임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사업 추진을 강행했다. 이러한 결과 삼성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는 쾌거를 낳게 된 것이다.

1987년 12월 이건희 회장 취임식 모습.(사진=삼성)

1988년 3월 22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이건희 회장은 새롭게 삼성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위상을 바로 세워야 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체질을 더욱 굳세게 다져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키워 나가고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에게 더욱 봉사하는 삼성을 만들어 나가자"며 '제2 창업'을 선언한다.

제 2창업 선언은 이후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신경영' 선언으로 이어지며 양보다 질 위주의 경영으로 삼성의 체질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2000년대 삼성은 디지털 경영과 디지털 일류화 사업 추진에 나선다. 반도체, LCD 등 첨단 산업을 세계 1위로 키우며 초일류 전자회사로 성장을 거듭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춘 시기다.

2010년 1월 이건희 회장 CES 2010 참관 당시 모습.(사진=삼성)

2003년에는 삼성 브랜드 가치가 100억달러를 돌파,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다. 2006년에는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 2010년 갤럭시S 스마트폰 출시 뒤 2011년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다. 같은 해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됐다.

관련기사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하기 전까지 약 27년 동안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초유의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108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달성하고 신경영 10년만에 66배 수익 증가는 물론 메모리반도체·평면TV 등 18개 품목에서 세계 시장 리더를 이룩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경영 선포 이후 삼성은 애니콜 신화를 탄생시켰고,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반도체 신화가 시작되는 등 오늘날 삼성이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1987 이건희 회장 취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