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해킹된 콘텐츠'도 공유 허용

제3자 공유에만 적용…'바이든 아들' 논란 이후 정책 변경

홈&모바일입력 :2020/10/17 10:33    수정: 2020/10/17 15: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아들의 사생활 자료가 대거 유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가 해당 사실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차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사생활 관련 내용을 보도한 뉴욕포스트 기사를 차단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날 해킹으로 유출된 자료와 관련된 정책을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변경된 정책에 따라 트위터는 앞으로 ‘직접 해킹했거나, 해킹 작업에 동참한 사람’들이 직접 공유한 것이 아닌 경우에 한해 해킹으로 유출된 콘텐츠를 삭제 조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씨넷)

트위터는 해킹된 콘텐츠에 대해선 삭제하는 대신 맥락을 설명하는 라벨을 붙일 계획이다.

하지만 해킹 유출된 자료가 다른 정책을 위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엔 링크를 차단하는 조치를 계속 적용한다고 트위터는 밝혔다. 이에 따라 부적절한 사진이나 영상을 담고 있거나 혐오 발언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엔 기존 정책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와 함께 트위터는 뉴욕포스트 기사 링크를 차단하지 않기로 한 이유도 설명했다. 트위터는 “(해당 보도는) 이미 많이 유포됐기 때문에 더 이상 사적인 내용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바이든 아들 부적절한 사생활 보도 놓고 공방 

뉴욕포스트는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인 조 바이든을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인 부리스마 관계자에게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 부리스마 고위 간부가 헌터 바이든에게 보낸 아버지를 소개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 이메일은 바이든의 고향 델라웨어의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진 노트북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특히 해당 노트북에서 헌터 바이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과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나왔다고 보도해 미국 전역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은 곧바로 해당 기사 링크를 삭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공화당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플랫폼들이 언론 탄압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의회에 소환해 반보수 편향에 대해 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뉴욕포스트 기사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트위터의 ‘해킹된 콘텐츠’ 관련 정책 변경 조치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씨넷 등 일부 외신들은 트위터의 이번 조치가 강력한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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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미디어, 정치 및 공공정책에 관한 소렌스타인 센터의 조안 도노반 연구 책임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위터의 최근 조치는) 테크플랫폼들이 대중적 압박에 반응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