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도 본격 참전…모빌리티 시장 판 커진다

T맵모빌리티 ↔ 카카오모빌리티, 정면 승부 불가피

방송/통신입력 :2020/10/16 15:08    수정: 2020/10/17 08:28

SK텔레콤이 우버와 협력해 모빌리티 사업을 별도로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판이 달라지게 됐다. 

그동안 스타트업이 일궈오던 이 시장에 수년전부터 카카오가 대규모로 참전한데 이어 SK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이 시장의 규모와 체급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와 카카오는 메신저 시장을 놓고 일전을 벌인 바 있어 모빌리티 시장에서 벌어질 격돌이 어떻게 될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 SKT 본격 참전…모빌리티 판 커진다

SK텔레콤은 T맵을 비롯한 모빌리티 사업 부문의 분할을 통해 '티맵모빌리티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특히 이 과정에서 우버와 손잡고 조인터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버는 한국 시장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셔왔다. 차량 공유 서비스로 진출했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과 규제에 막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택시 호출 서비스로 선회했지만 이렇다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이번 SK텔레콤과의 맞손으로 우버는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 도전할 기회 얻게 됐다. 인구 밀집도와 택시 수에 있어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어느정도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기업과 함께 다시 도전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또 구글 맵을 쓰고 있는 우버가 T맵을 활용해 서비스 정확도도 높일 수 있고, 나아가 플랫폼 통합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버는 JV에 1억달러(약 1천150억원)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천만 달러(약 575억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밝혔다.

SK텔레콤과 우버의 JV는 티맵모빌리티가 가진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 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소비자 편의를 높인 택시 호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사업 분사로 SK텔레콤은 택시호출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리운전, 렌터카, 차량공유, 전동킥보드나 자전거, 대리운전, 주차 등을 묶어 모두 할인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 SKT ↔ 카카오모빌리티, 정면 승부 불가피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경우 지금까지는 수익 극대화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모험 시장에 가까운 상황이다.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아 시장을 일궈오던 중이었다. 이 흐름을 바꿔놓은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가 참전함으로써 점차 '규모의 경제'가 구현될 수 있는 시장으로 성숙하고 있던 중이다. 

현재까지 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곳은그래서 카카오모빌리티다.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필두로 자전거, 대리, 주차, 셔틀, 시외버스 등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동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앱 하나에 담겠다는 계획이다.

쏘카의 경우 차랑공유 서비스로 시작해 기사 공유 서비스인 타다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반발과 규제의 벽으로 타다 베이직 사업은 접고, 가맹 택시 사업인 타타 라이트와 대리 운전 기사 서비스인 타다 대리를 준비하고 있다. 

쏘카는 특히 어려운 와중에도 최근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아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시장에 대한 투자들의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SK의 본격 참전은 그런 점에서 시장을 더욱 성숙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업계의 투자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뜻이다.

1차적인 관심은 티맵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 대결의 승부다.

전자는 SKT의 통신기반 기술 노하우과 우버의 글로벌 모빌리티 노하우의 결합이 최대 강점이다. 후자는 메신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끊임없이 사업영역을 확대해 이제 대기업의 반열에 오른 카카오의 혁신적인 성장성이 강점이다.

이를 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SK와 우버가 연합한 것 만으로도 시장 파괴력이 클 것"이라며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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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전문가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수익을 내기에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며 "통신 시장과 달라 돈을 쓰고 마케팅을 한다고 해도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결국 관건은 서비스와 기술의 혁신 경쟁이 될 것"이라며 "SK 참전으로 그 경쟁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