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분사…SKT, 5대 사업부문으로 재편

脫통신 ‘뉴(New) ICT’의 핵심고리...글로벌 빅테크 지향

방송/통신입력 :2020/10/16 11:12    수정: 2020/10/16 15:09

이동통신, 미디어, 융합보안, 커머스. 그리고 모빌리티.

SK텔레콤이 15일 이사회를 열고 T맵을 근거로 한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키로 한 것은 脫통신을 통해 ‘뉴(New) ICT’로 전환하려는 회사 전략의 일환이다. 궁극적으로 통신회사에서 글로벌 빅테크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으로 기존 이동통신 사업에 이어 미디어, 융합보안, 커머스를 포함해 모빌리티까지 5대 ICT 사업 성장축을 만들어냈다.

이번에 분사키로 한 ‘티맵모빌리티(가칭)’는 연내 출범할 예정이며 초기 기업가치가 1조원이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연매출 6천억원을 달성함으로써 기업가치를 4조5천억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脫통신 ‘뉴(New) ICT’ 전략은 이번 분사 결정 이전에도 착착 진행돼왔다. 

SK텔레콤의 매출 가운데 이동통신 사업 이외의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의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섰다. 이들 사업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13.4%에 이른다.

모빌리티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이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사장이 취임한 뒤 회사 차원에서 외쳐온 ‘뉴(New) ICT’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목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다.

■ 핵심 신사업 추가, 5대 사업부로 개편

모빌리티 사업단의 분사로 티맵모빌리티가 설립되면 SK텔레콤의 주력 사업부는 기존 4대 사업부에 모빌리티를 더해 5대 사업부 체제로 개편된다.

지난 2018년말 조직개편에서 시작된 SK텔레콤의 사업 체계는 핵심사업의 독립적 실행에 적합하고 효율적으로 갖춘 점이 특징이다.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분야는 MNO 사업부문으로 전통적인 네트워크 운영 서비스에 인공지능과 5G, 데이터를 더하는 변모를 꾀하고 있다.

미디어 사업부문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 사업에 태광의 케이블TV 사업 인수합병에 이어 지상파 3사와 공동으로 설립한 OTT 사업 콘텐츠웨이브 등으로 꾸려졌다.

보안 사업은 기존 정보보안 사업의 SK인포섹에 이어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물리보안 사업을 더해 기존 NSOK와 함께 융합보안으로 키우고 있다.

커머스 분야는 11번가와 데이터 홈쇼핑 채널 사업자인 SK스토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광고, 게임, e스포츠 등이 향후 핵심 사업의 잠룡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사업은 모두 과거에는 통신 외 부가사업으로 여겨졌던 분야지만 최근에는 SK그룹 ICT 사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 예컨대 미디어와 e커머스 사업은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하지만 2017년 연간 1천600억원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하게 진행한 투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1천33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신규사업은 매출의 두자릿수 성장뿐만 아니라 회사의 영업이익 기여도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 성장가능성 담보 투자유치 초협력...줄줄이 IPO 예고

SK텔레콤의 ICT 사업 분야 확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파트너의 투자유치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기업 사들이기 형태를 넘어서 성장 가능성을 갖춘 사업을 일구고 협력 파트너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인수합병에 나서더라도 공동 지분 투자로 진입비용을 최소로 줄이고 향후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쳐 협력 파트너와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식이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IPO 대어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의 추가적인 기업가치 성장 요소를 볼 수 있다. 현재 약 2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에 머물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IPO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원스토어주식회사다.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쳐 내년 하반기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논란이 빚어지면서 대체 가능한 국내 토종 앱 마켓으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ADT캡스는 증권가에서 손 꼽히는 IPO 대어다. 사업의 성장세가 꾸준하고 뚜렷하다. SK텔레콤이 품기 전, 시장에서 현금 인수 추진시 3조원대 매물로 평가받던 회사다. SK의 보안 사업으로 재편된 이후에는 출동 물리 보안에 그치지 않고 SW 정보보안을 더해 융합보안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5월 티브로드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지은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합병 직후 이뤄진 회사채 발행에서 모집액의 6배가 넘는 수요가 나왔다.

SK브로드밴드의 IPO 추진과 함께 미디어 사업에선 지상파의 푹과 옥수수 서비스를 합병시킨 OTT 웨이브도 투자유치 기대주로 꼽힌다.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정부의 국내산업 육성 정책방향에 맞춰 다양한 합종연횡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낸 11번가도 코로나19 확산된 비대면 환경에서 사업 성과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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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티맵모빌리티가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5년 뒤 4조5천억원 규모의 시장가치를 목표로 세운 만큼 1천500억원대 우버의 투자 외에도 IPO 추진이 확실시된다.

하나금융투자의 김홍식 연구원은 “SK그룹은 SK텔레콤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고 판단하며 기업가치 증대를 목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 분사, IPO 추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 내부에서 전혀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는 T맵은 분사 이후 자율주행차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가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