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5개국에서 직원 1300명이 사무실 없이 일하는 회사

데브옵스 플랫폼 개발사 깃랩의 원격근무 체제 주목

컴퓨팅입력 :2020/10/15 16:15    수정: 2020/10/16 11:18

“원격근무로 쉽게 초과근무를 하게 돼 과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는 가족과 친구가 우선이고 업무는 2순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에서 명시적으로 이야기 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직원이 피로하다고 하면 기대치를 조정해 과로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브옵스 플랫폼 개발사 ‘깃랩’의 원격근무 책임자 대런 머프 디렉터는 15일 원격근무 노하우를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깃랩은 개발과 운영을 한 플랫폼 안에서 가능하도록 한 데브옵스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회사로, 65개국 1천300여명의 직원들이 사무실 단 한 곳 없이 원활히 원격근무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깃랩은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대신, 원격근무 체제를 운영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배치된 담당자들은 직원들과 1:1로 상담하며 원격근무 시 업무와 일상 생활이 잘 조화를 이루는지 확인한다. 출퇴근을 선호하는 직원들에겐 출퇴근 시간엔 업무를 못하게 하거나 출퇴근 준비 시간을 이용해 명상, 운동, 요리 등 심리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장려한다. 깃랩은 직원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모던헬스와 파트너십을 맺어 가상의 테라피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깃랩 데런 머프 원격근무 책임자가 재택근무 중 아이와 어울리는 모습.(사진=깃랩)

아울러 직원들 간 시차가 맞지 않거나, 업무 시간이 완전히 겹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도록 자사 제품 깃랩을 적극 이용 중이다. 깃랩은 제품, 개발, 품질 확인(QA), 보안 및 운영 팀들이 동시에 동일한 프로젝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데브옵스 라이프사이클 단계를 단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데브옵스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한 직원이 하던 일을 다른 시간대에 다른 직원이 이어받아 일을 하는 것도 깃랩에선 무방하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깃랩을 사용하고, 이외에도 구글 닥스, 구글 슬라이드, 줌, 슬랙 등을 활용한다.

깃랩 제품은 애초에 깃랩 창업자가 업무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머프 디렉터는 “깃랩 공동창업자인 디미트리 자포르제츠는 우크라이나에서 2011년 깃랩을 만들어(법인 설립은 2014년),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에 있어 협업을 할 수 있는 제품(깃랩)을 만들었다”며 “멀리 가서 뭔가를 해야 하던 중에 깃랩과 같은 제품이 필요해 일종의 협업툴을 만든 것인데, 하나의 서비스로서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현재 CEO인 시드 시브랜디와 함께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깃랩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모든 직원이 원격근무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원격근무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며 “이제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여지 없이 원격근무를 하게 됐는데, 깃랩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원격근무 문화를 만들어와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깃랩 온라인 기자간담회 모습.

깃랩이 꼽는 원격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부동산, 사무용품 등 비용을 절감하고 전세계 인재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 급여는 업무 스킬 외에도 현지 급여수준을 참고해 책정한다. 현지 직원을 채용함으로서 비즈니스 연속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반대로 해당 지역에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그 지역의 서비스를 쉽게 분리할 수 있어 회사 차원에서의 위기 회복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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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전에 관리자의 철저한 원격근무 준비가 필요하다. 입사 초기 회사에 잘 적응해야 하는 신입 직원을 교육해야할 때는 철저한 교육 계획을 준비해야 하며, 직원 업무 역량에 대한 측정 항목과 기대치를 꼼꼼히 문서화 해야 한다. 직원들 간 의사소통 단절이 발생하지 않고,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머프 디렉터는 “깃랩도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환경을 접하고 있는데, 특히 팀원들은 집에 배우자, 룸메이트, 자녀들까지 출근하거나 등교하지 않다보니 같은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런 가상의 오피스 업무가 불가할 경우에 아예 오피스를 닫도록 CEO가 지시했으며, 어려운 시기엔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