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3분기 영업이익 4兆 돌파..."판매량 8천만대 상회"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아이폰 출시 지연 및 화웨이 출하 부진 영향"

홈&모바일입력 :2020/10/08 10:14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언팩2020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언팩2020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12조원대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 개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조7천800억원)보다 58.10% 증가한 12조3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조원으로 전년 동기(62조원) 대비 6.45%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4조2천억원에서 4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6년 2분기(4.3조원) 이후 최고치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2조9천200억원)보다는 1.5배 정도 증가하고, 전분기(1조9천500억원)보다는 2배 이상 증가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미스틱 브론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IM부문이 깜짝 실정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 등 비용 구조 개선이 뒤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은 각각 8천만대와 1천만대 수준을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9.1% 증가한 8천59만대로, 2017년 3분기(8천254만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판매량은 코로나19 영향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둔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 연기 및 화웨이 출하 부진의 틈새를 잘 파고들어 판매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출시하고, 9월에는 세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5G'를 출시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전체 판매량 증가 속에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신모델 출시로 믹스효과가 반영됐고, 미국 제재로 인한 화웨이 이슈와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이 판매량 증가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탭 S7+. (사진=삼성전자)

특히, 태블릿PC 부문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실적 개선세 일조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태블릿PC '갤럭시탭S7'을 출시한 데 이어 9월에는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탭A7'까지 선보였다. 갤럭시탭S7은 출시 직후 일부 채널에서 품절되며, 높은 인기를 보이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갤럭시탭S와 A판매량이 970만대를 기록하며, 전분기(570만대)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갤럭시탭S와 A판매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실적 개선세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점도 3분기 영업이익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출시 행사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온라인 마케팅 및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마케팅 비용 감소는 I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대 중반 수준에 달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일 '삼성 갤럭시Z폴드2 언팩 파트2'를 열고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 5G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4분기에 직전분기의 집중적 출하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 감소와 고가폰 비중 축소, 경쟁사 신제품(아이폰12)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3조원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판매 확대 추세를 고려했을 때, 마케팅 비용 효율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업 전반적인 비대면 판매 확대를 감안할 때 마케팅 비용 집행 효율성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호실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3억36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해 2017년(3억1천517만대) 이후 다시 3억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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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부분은 위험 요소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노트 라인업에 중가모델을 포함시키며 넓은 소비자 영역을 흡수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판매는 전작 대비 지속 축소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20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출 비중이 수년째 의미 있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 갤럭시노트20이 530만대 수준을 출하하며, 기존 600만~650만대 수준의 목표치를 하회할 것으로 바라봤다. 또 갤럭시Z폴드2는 3분기 출하량이 30~40여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