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는 국내 최초로 질화갈륨(GaN)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800V급 수직형 전력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질화갈륨'은 실리콘(Si)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항복전계와 90% 이상 소형화가 가능, 고전압 전력반도체소자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환, 제어, 처리 및 공급하는 반도체다. 가전제품,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 데이터센터 등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의 효율적 전력 운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부품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수직형 전력반도체는 기존 수평형에 비해 높은 항복 전압(반도체의 역방향 전압 인가시 반도체의 절연이 파괴되어 전류가 흐르게 되는 전압. 반도체 소재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전압을 의미함) 특성을 갖고 있다.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이종(異種) 반도체 기판 사용에 따른 결함이 발생,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고, 이에 따라 소형 충전기와 같은 저전압 영역(200V~300V급)에서 주로 활용될 수 밖에 없었다.
ETRI 연구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 위에 동종(同種)의 질화갈륨 에피층(단결정 기판위에 새로운 단결정을 층을 성장시켜서 만듦. 에피층이 존재함으로써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전기적인 격리가 이루어짐. 에피층이 두꺼워질수록 일반적으로는 전압과 저항이 증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최적화함으로써 결함을 극복했다. 다년 간의 질화갈륨 반도체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피층의 두께를 늘리는 공정을 통해 전압을 높이면서도 저항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ETRI는 설명했다. 그 결과, 기존 수평형에 비해 높은 항복 전압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 800V급 수직형 질화갈륨 다이오드 전력반도체를 개발했다고 ETRI는 밝혔다.
수직 구조 전력반도체는 단결정 기판에 전력 소자 에피를 성장시킨 후 설계 및 공정, 패키징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국내서는 주로 에피가 형성된 기판을 90% 이상 수입해 추가공정을 진행했다. 연구진이 국내 기술력으로 핵심 소재인 질화갈륨 에피를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소재 해외의존도 및 원천기술 격차를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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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인 ETRI 이형석 기술총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수직형 질화갈륨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이 가지고 있는 고출력, 고효율, 고전압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은 물론 소형화까지 가능한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이미 비투지에 기술 이전됐는데,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태양광 인버터, 전력 송배전망 등의 전력 변환효율을 개선하는 쪽에 쓰일 수가 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산업핵심수시개발사업’을 통해 진행됐고,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과제 일환으로 비투지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