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도에선 왜 '인앱결제' 6개월 미뤘나

개발자·스타트업 단체 행동 여파…"상생방안 마련" 대화 선언

홈&모바일입력 :2020/10/06 09:49    수정: 2020/10/06 13:5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앱결제 전면 확대’ 선언을 했던 구글이 인도에서는 한 발 물러섰다. 스타트업과 개발자들과 대화를 위해 인앱결제 전면 확대 시기를 6개월 더 미뤄주겠다고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 주 그 동안 게임에만 적용했던 인앱결제 의무화 조치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변화된 정책은 1년 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2021년 10월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2022년 4월부터 이 조치가 시행된다.

이에 대해 구글은 전자결제 플랫폼인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를 통합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개발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이 같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UPI는 인도결제공사가 개발-운영하고 있는 전자결제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 플레이 스토어 내 구독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인도 150여 개 스타트업, 대안 앱스토어 결성 움직임 

하지만 구글이 인도만 예외적으로 취급하는 건 이런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IT전문매체 더넥스트웹이 지적했다.

인도 최대 결제 서비스업체인 페이티엠(Paytm)을 중심으로 플레이스토어를 대체할 새로운 앱스토어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더넥스트웹이 전했다.

페이티엠은 지난 달 한 때 인도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당했다. 구글의 도박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게 퇴출 이유였다.

그러자 페이티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 배포 시스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에픽 게임즈가 미국에서 애플과 구글을 제소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페이티엠 미니 앱스토어

하지만 에픽이 단독으로 구글과 맞서는 미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스타트업들이 함께 들고 일어섰다. 여행 전문 스타트업인 메이크마이트립, 지역언어 소셜 네트워크 쉐어챗을 비롯한 150개 가량의 스타트업들이 비공식 연맹을 결성하고 인도에서 대안 앱스토어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인도 인터넷모바일 연맹(IAMAI)도 스타트업 대표들과 회동하면서 공동 보조를 취하기 시작했다.

페이티엠은 4일(현지시간) 메인 앱에 ‘미니 앱스토어’를 만들면서 본격 행동에 나섰다. 반응형 웹앱 방식으로 구성된 이 앱스토어에는 데카트론, 올라, 도미노피자 등이 입점했다.

특히 미니 앱스토어는 인앱 결제 때 페이티엠이나 UPI를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신용카드 회사 등에 지불하는 2% 수수료만 부과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구글 측이 스타트업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이어 세계 2위 휴대폰 시장이란 점도 고려한 듯 

구글이 인앱결제 의무화 시점을 늦추면서 대화에 나선 것은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휴대폰 시장이란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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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해 인도에서는 총 1억5천500만대의 휴대폰이 팔렸다. 2018년 판매량 보다 7.7% 늘어난 수치다. 덕분에 인도는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판매량 면에서 미국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거대 시장이 반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구글이 적극 대화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