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 의류건조기, 정말 삶의 질 높여줄까

건조기 구매 전 궁금증 8가지

홈&모바일입력 :2020/10/05 16:59    수정: 2020/10/05 17:29

최근 1~2년 사이 가전업계 최고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의류건조기다. 건조기는 실내에서 쉽고 빠르게 세탁물을 건조할 수 있어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5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건조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증가했다.

건조기 인기에 가전 제조사들도 앞다퉈 각양각색 새로운 기능을 갖춘 건조기를 출시하고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건조기 가운데 우리 집에 더 적합한 건조기를 고르기 위해서는 건조기 원리와 성능을 잘 따져봐야 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인 9kg 건조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고민 말고 전기 히트펌프식 

건조기는 크게 가스식과 전기 히트펌프식으로 나눌 수 있다. 가스식의 경우 가스 배관 공사를 해야 하며 옷감 손상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엔 린나이에서만 가스식 건조기를 내놓고 있다.

2017년 LG전자가 전기 히트펌프식 건조기를 출시한 이래, 건조기 시장 대세는 전기식이 됐다. 전기식은 전기 코드만 꽂아 사용 가능하며 건조 온도가 가스식보다 낮아 옷감 손상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4~5년 전만 해도 가스식 건조기가 주를 이뤘지만 현재 시중에 나온 제품들은 대부분 전기 히트펌프식이다. 최근 건조기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아예 가스식을 배제하고 전기식 건조기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다수다.

■ 건조기도 거거익선(巨巨益善)일까

건조기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용량이다.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건조기에도 통용될까. 빨랫감 양이나 주기 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가정에 따라 소형 제품도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혼자 쓰기 위한 용도로는 9kg 제품, 2명 이상 가구일 때 14kg 이상 대형 건조기가 알맞다. 14kg 이상 제품으로는 킹사이즈 이불까지 건조 가능하다. 또는 빨래를 한 번에 모았다가 하는 경우 14kg 이상,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 하면 14kg 이하 제품 구매를 추천한다.

■ 세탁기 브랜드와 짝 맞추면 더 좋을까

건조기는 세탁기 근처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탁기와 건조기 제조사가 꼭 같을 필요는 없다. 다만 직렬로 설치할 때는 같은 브랜드 제품 설치가 더 쉽고 잘 어울린다. 다른 브랜드 제품은 별도의 앵글 설치를 해서 건조기를 올려야 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전기식 건조기는 배수 공간만 확보되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지만, 콘센트의 위치는 확인해야 한다”며 “문 열리는 방향을 좌우로 선택이 가능한지, 드럼 세탁기 위에 설치할 때 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델들이 'LG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상)'와 인공지능 DD세탁기 'LG 트롬 세탁기 씽큐(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아울러 최근 인공지능(AI) 기능 탑재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연동되는 제품이 많은데, 같은 브랜드 세탁기와 건조기가 아니라면 이 기능은 무용지물이다. LG전자 세탁기는 LG전자 건조기, 삼성전자 세탁기는 삼성전자 건조기와만 연동 가능하다.

■ 수동세척과 자동세척, 뭐가 다르지?

콘덴서는 전기 건조기 통에서 빠져나온 고온 다습한 공기를 통과시켜 수분을 응축하고 공기를 냉각시키는 부품이다. 콘덴서는 공기가 계속 지나가기 때문에 먼지가 축적되기 쉬워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제품 기능상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콘덴서 세척 방식에는 자동 세척과 수동 세척 두 가지가 있다. 수동세척 방식은 소비자가 뚜껑을 열고 직접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자동 세척은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일정량의 응축수가 모이면 콘덴서 쪽으로 흘러가게 해 콘덴서를 자동으로 씻어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위닉스, 위니아딤채 등은 사용자가 직접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반면 LG전자는 자동 방식으로 콘덴서가 알아서 청결을 유지한다. 생활 패턴에 따라 선호가 달라진다. 눈으로 청결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면 수동세척, 청소가 귀찮은 사용자라면 자동세척이 적합하다.

■ 옷감 손상 없는 건조기는 없다

건조기를 사용할 때 옷감이 상할까 봐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다. 시중에 나와 있는 건조기 가운데 옷감 손상이 없는 제품을 찾기는 사실상 어렵다. 사용자가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쓸 수밖에 없다. 일례로 비슷한 두께의 옷감끼리 건조기에 돌리는 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얇은 옷감과 두꺼운 옷감을 혼합해 건조하는 경우 종종 얇은 옷감의 손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면 비슷한 두께의 옷감을 함께 건조기에 돌리면 모든 옷감이 골고루 알맞게 건조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매할 건조기 건조통 내부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설계가 되었는지, 저온 제습 등의 기능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료시험연구원 시험 결과에 따르면, 70도로 옷을 건조했을 때 옷감 수축률은 60도일 때보다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스팀 뿌리면 옷감이 살아날까, 안 살아날까

최근 건조기 시장 화두는 스팀이다. 스팀이 건조기에 꼭 필요한 기능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스팀이 건조기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주장과 스팀이 가진 기능적 특징과 효능은 이미 많이 제품에서 증명됐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스팀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의류관리기처럼 젖어있지 않은 옷감에 스팀을 쐬면 주름개선 등의 효과를 보이지만 건조기는 젖은 옷감이다”며 “스팀 없이도 주름개선·살균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팀 사용은 에너지효율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건강관리가전 광고화면 (사진=LG전자)

다만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살균, 주름완화, 탈취 등 차별화된 효과가 있는 스팀이 프리미엄 건조기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LG 건조기 국내 판매량 가운데 트루스팀을 갖춘 제품 비중이 8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 겨울엔 건조시간이 늘어난다고?

제품별 건조시간도 제각각이다. 특히 날이 추우면 건조시간이 늘어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전기식 건조기 7종 평가에 따르면 겨울철 저온에서 의류건조기를 사용하면 상온에 비해 최소 10분에서 최대 1시간6분까지 건조시간이 증가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추위에 대비한 기능이 없다면 옷감이 상하지 않는 저온에서 사용 시 제품별로 최소 10분에서 최대 1시간 넘게까지 건조 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며 “건조 전 일정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미리 히팅을 해주는 등의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좋다”고 밝혔다.

■ 전기료 폭탄은 없다

전기료 폭탄을 맞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전기식 건조기 7종 평가에 따르면 연간 에너지비용은 절반용량으로 건조할 때 3만2천원~5만4천원, 최대용량에서는 5만3천원~8만2천원 가량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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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올해 건조기 트렌드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이 불을 댕겼다. 과거 건조기는 고효율이 핵심 경쟁력이 아니었지만, 최근 업계는 1등급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다퉈 1등급 건조기를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후속작 개발에도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그랑데 건조기 AI’(16kg, 14kg) 출시에 이어, 9kg 건조기까지 1등급으로 내놓았다. LG전자도 1등급 16kg 용량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