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2] 두근두근 열여덟 청춘 로코…‘비밀스러운 짝사랑’

정 작가 "귀여운 풋사랑과 삽질 보며 ‘그때 감성’ 추억해보길”

인터넷입력 :2020/09/27 10:18    수정: 2020/09/27 10:49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과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서른 한 번째 인터뷰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열 여덟 청춘의 풋풋한 사랑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비밀스러운 짝사랑’의 정 작가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모른 채 자신의 감정이 상대에게 닿기를 바라는 로맨틱 코미디물을 통해 작품을 보는 독자들의 마음을 때로는 설레게, 때로는 안타깝게 만든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비밀스러운 짝사랑’]

정 작가가 전한 인터뷰 관련 이미지

다음은 정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비밀스러운 짝사랑’은 제목 그대로 두 남녀가 비밀스럽게 짝사랑을 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맞사랑인데, 상대의 마음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자신의 감정이 일방적이라 생각하는 거죠. 완결까지 두 주인공의 엄청난 삽질이 계속됩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바탕으로 만화를 구상을 했습니다.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의 이름을 알아내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실제로 제가 다닌 학교에선 명찰이 교복에 달려있지 않아 좋아하는 남학생의 이름을 알아낼 길이 없었어요. 그래서 교무실에서 몰래 남학생 반 출석부를 펼쳐봤던 기억이 납니다. 만화 안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제 경험에서 파생된 이야기예요. 주로 지인들의 이야기나 직접 겪은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습니다.

Q. 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반에 꼭 교과서 한편에 그림 가득한 친구들 한두 명씩 있잖아요. 그게 저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재미 삼아 노트에 개그만화를 그렸는데, 입소문을 타서 옆 반 친구들도 빌려서 보고 선생님까지 빌려서 보셨어요. 재밌다는 말을 들으니 좋더라고요.

만화는 잠시 뒤로하고 입시 미술에 전념했어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여유 생길 때마다 만화를 그렸어요. 베스트도전에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 텀으로 비밀스러운 짝사랑을 연재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만화는 취미였어요. 자주 업로드하진 못했죠. 그러다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비밀스러운 짝사랑은 무기한 휴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1학기 재학 중에 레진에서 웹툰 연재 제안이 왔어요. 베스트도전 게시판에 있는 제 만화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언젠가는 내 만화를 그리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이 있었기에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흔쾌히 연재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저는 로맨스에 코미디 열 스푼(혹은 그 이상) 첨가된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봅니다. 최근에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는 ‘멜로가 체질’이예요.

등장인물 모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아서 다음 전개 기대되더라고요. 대사도 좋고, 표현도 참신하고, 여러모로 취향저격당해 즐겁게 시청했습니다.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 볼 때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작가가 된 지금은 전개, 캐릭터, 대사 모든 것에 집중하면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Q. 작품의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원래 비밀스러운 짝사랑은 수작업 흑백만화였어요. 정식연재로 넘어오면서 채색하는 법과 디지털 작업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했는데, 준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연재를 하면서 배워야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주변에 만화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이 없어서 조언을 구할 길도 없었죠. 다행히 작가님들이 작업 노하우를 공유해 주시는 사이트가 있어서, 작가님들 글 보면서 공부했어요. 유익한 공유글 올려주신 작가님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완결까지 고군분투했을 거예요.

Q. 작가가 꼽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레진 웹툰 '비밀스러운 짝사랑'(작가 정),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양치의 요정’ 장면을 베스트로 꼽고 싶습니다. ‘여자주인공이 다소 엽기적인 표정으로 앞니를 닦고 있었는데, 남자주인공 눈에 비친 것은 아름다운 양치의 요정이었다.’ 대략 이런 장면입니다. 콩깍지 늪에 빠져버린 탓에, 여자주인공이 무엇을 하든 남자주인공 눈에는 사랑스럽게 보이는 거죠. 두 주인공들의 자체 필터링이 만화의 관전 포인트예요. 많은 독자님들께서 그 장면에서 웃음이 터졌다고 감상평 남겨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Q. 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사실 본편에서 그리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외전 연재를 통해 해소했어요. 만화 이름이 비밀스러운 짝사랑이라 그런지 작품 내에 현재 짝사랑 진행 중인 인물들이 대거 출연하거든요. 그중 남자주인공의 절친한 친구 ‘호준’이 남자주인공의 친누나 ‘진하’를 좋아한다는 암시가 작품 중간에 등장해요. 암시만 주고, 본편에서 자세하게 풀진 못했어요. 아무래도 메인 커플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다 보니 서브캐릭터들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외전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싶었던 에피소드는 모두 공개가 됐네요.

Q.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처음 사랑할 때의 그 간질간질하고 풋풋함이 그립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두 주인공들의 귀여운 풋사랑과 삽질을 보며 그때의 감성을 추억하시길 바랍니다. 시트콤처럼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니 부담 없이 감상하실 수 있어요.

공감되는 만화, 사랑스러운 만화, 기분 좋은 만화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 만화에는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이웃집에 살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캐릭터들이요. 밑도 끝도 없이 악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고, 특출나게 비범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에피소드들도 특별하진 않아요.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평범한 이야기를 재밌게 그리는 것이 제 목표거든요. 앞으로도 ‘소중하고 확실한 행복!‘을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가볍고 상쾌하게 즐겨주셨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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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레진에서 연재하고 있는 순정만화 ‘내가 원하는 건’을 무사히 완결 짓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학물을 그리고 있는데 또 교복을 그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차기작은 고등학교 배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부족한 제 만화를 재밌게 봐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독자님들께 소소한 행복을 전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