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나녹스 ‘사기 의혹’에도 "파트너십 영향 없다”

"공매도 업체 신뢰 못 해…충분한 기술 검토 후 투자 결정한 것”

방송/통신입력 :2020/09/24 17:19    수정: 2020/09/24 17:19

의료장비 스타트업인 ‘나녹스’를 둘러싼 의혹에도 불구하고 2대 주주인 SK텔레콤은 굳건한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충분한 검토를 통해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만큼, 공매도 세력의 근거 없는 의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일 주가가 하락 중인 나녹스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는 한편, 앞서 예정된 전략적 협업을 이어가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나녹스와 약속한 핵심 반도체 공장을 국내에 설립하기 위한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투자한 나녹스는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주가가 폭락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23일(현지시간) 나녹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6% 하락한 29.31달러에 그쳤다. 지난 11일 주가인 64.19달러와 비교하면 8거래일 만에 54.34% 급락한 셈이다.

SKT Ttower

주가 폭락의 배경은 나녹스를 향한 공매도 투자 업체의 리포트가 있다. 시트론리서치는 나옥스가 개발한 엑스레이 장비가 공개된 적이 없으며, 경쟁사 대비 R&D 비용이 턱없이 낮다는 점 등을 들어 ‘사기’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나녹스가 흔들리면서 관심은 SK텔레콤에 집중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두차례에 걸쳐 나녹스에 총 2천300만달러(약 273억원)을 투자, 2대 주주에 올랐다. 나녹스의 위기에 SK텔레콤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비교적 의연하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SK텔레콤의 판단은 ▲미리 충분한 검토 이후 진행한 투자라는 점과 ▲의혹을 제기한 공매도 업체에 대한 불신에 근거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나녹스 기술의 근간인 FED(Field Emission Display)는 일본 업체인 소니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장기간 개발한 미래 기술로, 나녹스가 이 기술과 개발진을 인수해 디지털 엑스레이 개발에 나선 것”이라며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사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철저한 검증을 통해 나녹스에 투자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즈마, 폭스콘, 후지필름 등 주요 투자자들은 1년여간의 기술검증을 통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녹스의 디지털 엑스레이 프로토타입은 현재 이스라엘 병원에 설치돼 있고, 국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나녹스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 엑스레이.(사진=SK텔레콤)

의혹을 제기한 공매도 업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초로 나녹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시트론리서치가 과거 테슬라·엔비디아·모빌아이 등 유망한 기술 기업에 대해 무차별적인 의혹을 제기한 전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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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나스닥의 신흥성장기업 부문은 매출과 수익이 상장 기준에 못 미쳐도 기술과 아이디어가 검증됐다면 상장이 가능하다”며 “공매도 업체의 보고서는 신흥 기술 기업이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향후 나녹스의 주가와 추가 의혹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나녹스가 내년에 시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놨던 만큼, 회사에 대한 의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나녹스의 전략적 투자자로써, 시세차익이 아닌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주가를 흔드는 전략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