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가 노코드 도구로 만든 앱 속속 등장

프로그래밍 교육 없이 1개월 만에 앱 만들어 서비스

컴퓨팅입력 :2020/09/23 15:22    수정: 2020/09/29 11:33

프로그래밍 교육을 별도로 받지 않은 사람이 노코드(no code) 도구로 직접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육, 미용, 건설 등의 분야의 전문가가 노코드로 개발한 모바일 앱이 활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권남진씨는 고등학교 3학년 영어듣기평가 등 52종의 초중고 학생을 위한 학습평가앱 52종을 개발해 원스토어를 통해 출시했다.

초등학교 교감으로 정년퇴직한 권남진씨가 개발한 수능 영어 평가 학습 앱

그는 초등학교 교장직을 은퇴한 후 지역아동센터 학습도우미로 활동 중 스마트메이커라는 노코드 도구를 활용해 학생의 자율학습을 돕기 위한 앱 개발을 시작했다.

권 씨는 “퇴직 후 그동안의 교직생활의 다양한 노하우나 학습 관련 내용을 앱으로 만들고 싶어 코딩을 배우려 알아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내용이 어려워 포기하려 했다”며 “그러던 중 노코드 플랫폼인 스마트메이커를 알게 됐고 큰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내가 필요한 앱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결과물로 느끼고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시절 별도로 프로그래밍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으며 교육용 저작도구를 사용해 문제나 답을 수정한 경험이 전부였다. 무료로 제공되는 노코드 개발 영상을 반복 학습해 사용법을 숙지한지 한달만에 첫 결과물을 개발했다. 사용법이 익숙해진 후에는 간단한 앱은 2~3일 만에 제작할 수 있었다.

권남진씨는 “노코드 앱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내가 생각한 기능을 쉽게 앱으로 제작을 할 수 있었다”며 “또한 업무규칙이라는 한글 스크립트를 사용해 복잡한 로직도 구현할 수 있어 개발 중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매나트에서 노코드 도구로 개발한 모바일 피부진단 서비스 '도화'

스타트업 메니크는 사용자의 피부상태와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문을 토대로 피부타입을 분석하고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하는 모바일 앱 도화를 서비스 중이다.

매니크는 내부에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거나 관련 경험을 가진 인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외주 개발이 아닌 직접 개발을 위해 노코드 도구를 선택했다.

유권영 메니크 대표는 “우리는 적은 비용으로 고객 검증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노코드 도구가 외주 개발보다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퀄리티 이상으로 앱을 만들면서도 비용과 개발 속도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판단해 선택했다”고 전했다.

메니크는 노코드로 개발을 시작에 앞서 웹프로그래밍에 대한 공부를 일주일 정도 선행한 후 약 2주일 만에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직접 앱의 기능을 추가하고 문제점을 수정하는 등 업데이트 중이다.

유 대표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 노코드 도구는 내가 만들 웹페이지가 어떻게 구현될 지 쉽게 알 수 있었고 직관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며 “다만 똑같은 양산품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프로그래밍과 아키텍처에 대한 공부를 하고 개발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사용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노코드 도구가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설치기사가 설치된 인터넷 장비의 위치를 공유하는 관리 앱을 만들고, 공사현장 작업자가 실시간 안전 점검 도구를 만들어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노코드 도구를 활용한 창업 또는 신규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허니코드,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앱스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에서 노코드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존 브레틴세빅 분석가도 “프로그래밍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도 이제 모바일 앱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환경은 지금까지 기술적인 제약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개척자나 개발자에게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코드 플랫폼 스마트메이커를 서비스 중인 소프트파워의 김수랑 대표도 “시기가 어려워지면서 스마트메이커로 창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업무를 개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노코드가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노코드 도구로 모든 앱을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규모의 회원을 관리하거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선 별도의 서버를 마련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 인력과 백앤드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또한 사용자 편의를 위해 현대화된 UI와 UX를 도입하려면 전문 앱디자인 인력을 확보하거나 외주 제작이 필요하다.

한 앱 전문 개발자는 “개발 초기에는 노코드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엔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성장에 따라 앱의 규모가 커지고 수용해야 하는 인원이 급증하게 되면 클라우드 서비스나 분석 도구가 필요해지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추가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