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홍수량 급증…50년 뒤 11.8%↑

환경부 "일부 유역선 50% 증가…특정연도 강수량 41.3%↑"

디지털경제입력 :2020/09/20 12:31    수정: 2020/09/20 17:29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대폭 증가해 50년 후인 2050년엔 홍수량이 현재보다 11.8%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의 강수·홍수량의 증가정도 검토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대비 수자원 적응기술 개발' 연구단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것이다.

연구는 13개의 전지구 기후모델과 2개의 지역 기후모델이 이용됐다. 온실가스 배출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RCP 8.5)를 적용했다.

강수량의 경우, 21세기 초(2011~2040년)·중(2041~2070년)·후반(2071~2100년)에 각각 3.7%, 9.2%, 17.7%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특히, 21세기 후반엔 특정연도 강수량이 41.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월별로는 9월 강수량 증가폭이 24.3%로 가장 컸고, 11월은 0.6% 감소해 계절적인 편차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댐·하천제방 등 홍수방어시설의 설계 시 이용되는 홍수량은 오는 2050년께 현재 대비 11.8%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홍수량 증가 예측은 유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한강유역은 홍수량이 조금 감소(-9.5%)하는 반면, 금강(20.7%)·낙동강(27%)·영산강(50.4%)·섬진강(29.6%) 유역의 홍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장래 강수·홍수량 증가에 따라 현재 100년 빈도로 설계된 댐과 하천제방 등의 치수안전도가 지점에 따라 최대 3.7년까지 급격히 낮아질 전망이다. 가령, 현재 100년에 한 번 범람하도록 설계된 하천 제방이 미래엔 4년에 한 번 범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계강우량과 홍수량 증감율. 자료=환경부

환경부는 올해 강수량·강수규모에 대해서도 기상청 등 다양한 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우선, 지난해 홍수기 이후 올해 장마시작 전까지 전국 면적 강수량은 686밀리미터(㎜)로, 예년(520㎜)보다 약 1.3배(132%) 증가했다.

올해 장마기간 전국 면적 강수량은 840㎜로, 예년(492㎜) 대비 약 1.7배(171%) 늘었다. 섬진강 유역 강수량은 1천69㎜로, 예년보다 약 2배(192%) 급증했다. 이는 지금까지 이 일대 유역에서 집계된 최고치다.

지점강수량을 살펴보면, 장마기간 최대 누적강수량을 기록한 곳은 강원 인제 향로봉 지점이었다. 이 곳엔 연 강수량(1천300mm)의 1.7배에 달하는 2천164mm의 비가 두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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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과 광주지점 강수량은 24시간 기준 각각 364㎜, 462㎜로 과거 최대치를 54%, 22% 초과했다. 이는 확률적으로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강수규모다.

박재현 환경부 홍수대책기획단장은 "장래 홍수량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댐·하천·도심하수도 등 홍수방어체계 전반을 자세하게 점검해 개선방안을 마련함은 물론, 홍수예보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마 전과 장마기간 전국 유역강수량. 자료=환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