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툴 전쟁…타깃층 다르고, 요금 할인으로 전략 다각화

공공·대기업 등 새 수요처 발굴 활발

컴퓨팅입력 :2020/09/18 16:53    수정: 2020/09/18 23:09

최근 카카오의 협업툴 시장 참전으로 해당 업계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에 각 협업툴 운영사들은 타깃 고객군에 맞춰 서비스 영역을 달리 하거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협업툴, 그리고 주요 IT 기업들의 협업툴 시장 참여는 국내 이용자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했음을 방증한다. 그동안 IT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 사내망과 연결된 메신저, 그룹웨어를 이용해 따로 협업툴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스타트업들은 해외 협업툴들을 한발 앞서 받아들였거나 카카오톡,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들을 파일공유, 메일 서비스들과 조합해 이용하는 수준이었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국내 협업툴 시장에 잦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협업툴 강자라 불리는 ‘슬랙’, 지난 8월 ‘노션’ 등이 한국어 버전을 정식 지원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NHN은 작년 말 협업툴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를 출시했으며, 삼성SDS도 최근 자사 협업툴 ‘브릿웍스’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워크(사진=카카오워크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의 B2B(기업간 거래) IT 솔루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6일 업무 메신저란 타이틀을 내걸고 '카카오워크'를 출시했다. 카카오톡과 같은 디자인으로 익숙한 사용성에 업무에 특화한 기능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메신저 기반으로 근태관리, 전자결재 등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부가했다.

플로우·카카오워크 : '공공·대기업' 없던 수요처 발굴

시장이 무르익어감에 따라 협업툴마다 공략하는 고객층이 분화하는 양상이다. 협업툴 업체들은 별다른 협업툴 도입 장벽이 없는 스타트업 층은 기본적으로 공략하면서도, 일부는 정부·공공기관·대기업과 같은 새 수요처를 발굴했다.

먼저 협업툴 '플로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드라스체크는 대기업 고객을 모시기 위해 작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화 했다. 플로우는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중심으로 메신저, 화상회의 기능을 제공하며 타 SW를 연동해 제공하는 종합 업무 플랫폼이다.

플로우를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도입한 대기업들

플로우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 외에도 기업 보안 유지를 위해 온프레미스(구축형)로도 협업툴을 제공한다. 지난해 현대차, 기아차에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플로우를 지원한 첫 사례를 만들었으며, 이후 직원 7천명 규모의 현대모비스 전사 도입, BGF리테일 직원 3천명 전사 도입 등 굵직한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외 JTBC그룹 계열사. 에쓰오일, SK인포섹, DB금융투자 등에도 플로우를 공급 중이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플로우 출시 이래 올해까지도 아웃바운드 영업 없이 지인 추천이나 외부인 초대 기능, 바이럴로만 고객이 늘었다”며 “이는 B2B에선 특이한 사례로, 그동안 2천 곳 넘는 고객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품을 발전시켜왔다”고 말했다.

카카오워크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새 소비층으로 공략한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워크가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SaaS 방식밖에 지원하지 않지만, 향후 온프레미스 방식으로도 서비스 할 계획이다. 주요 데이터는 고객사가, 나머지 기능에 대한 데이터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이뤄지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백상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글로벌라이제이션(해외 진출)보다는 로컬라이제이션(지역 특화)이 화두다"며 "상대적으로 늦게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일단 국내 고객에 집중하는 게 가장 큰 관심 사안이다"고 밝혔다.

잔디·두레이 : 중소기업 대상 요금 할인

정부 지원을 통해서나 회사 자체적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이용료 할인 혜택을 내거는 협업툴도 있다. 슬랙, 카카오워크 등이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구성한 것과 비교해 가격 면에서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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