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D램가 하락 지속...삼성·SK, '안정'에 방점

4Q 서버 D램 가격 18%↓전망...증권가, 삼성·SK 반도체 수익 둔화 우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9/17 13:56    수정: 2020/09/17 14:4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둔화를 고려해 내실경영과 안정성장에 방점을 둘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시장이 3분기 들어 판매가격 하락과 출하량 감소라는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고객사 확보 및 차세대 제품개발 등에 매진해 실속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서버 D램 시장이 서버 업체들의 주문 감소로 인해 전분기 대비 13~18%가량 가격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반기 서버 D램 가격 추이. (자료=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들어 서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고객사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서버 조달을 대폭 줄인 상황"이라며 "서버 D램 시장은 현재 공급과잉 상황으로 아직 4분기 계약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높은 재고로 인해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버 D램은 D램 시장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제품으로, 전체 시장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서버 D램 계약가격은 전월보다 4.5%하락한 128달러로, 7월(-6.4%)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경제활동 증가로 서버 D램 수요가 늘자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세트 시장(스마트폰 등) 침체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서버 D램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양사의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모바일 D램 공급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도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경영전략을 내실경영과 안정성장에 방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서버 D램 수요 확대로 선방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는 서버 D램 가격 하락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수요가 좋았던 서버 D램 시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모바일 D램 시장도 화웨이 제재로 인한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모바일 D램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다른 스마트폰 업체가 채울 경우,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겠지만, 이들 업체의 생산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타격이 전혀 없을 수 없다. 삼성이나 SK나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 수익성이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신영증권)은 3분기 4조8천억원에서 4분기 4조5천200억원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KB증권)은 3분기 1조1천440억원에서 4분기 8천81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악화되며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모두에서 판매가격 하락과 출하량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버 D램 모듈의 경우,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의 재고축적 수요로 2분기에는 140달러 수준의 높은 판매가격을 유지했으나 8월말 기준 128달러까지 하락, 메모리 판매가격 하락은 전망 대비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어 4분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 하락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D램 재고는 4분기에 바닥 형성이 추정된다"며 "미 상무부의 화웨이 추가 제재조치(반도체 수출 승인) 발효로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1억9천만대에서 2021년 6천만대로 급감하고, 시장점유율도 15%에서 4%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과점화된 D램 공급구조와 제한적 모바일 D램 생산능력으로 SK하이닉스는 애플, 오포, 비보, 샤오미 등으로 공급 점유율 확대를 통해 화웨이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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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서버 D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에는 가격 상승 및 수요 확대 효과로 인해 실적 반등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5G 폰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모바일 D램 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올해는 시설투자에 보수적이었지만 내년에는 예정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