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틱톡 노린 이유 '클라우드 바이럴'

미국 전문가들 "클라우드 인프라와 광고 네트워크 성장 기폭제 확보"

컴퓨팅입력 :2020/09/15 15:28

오라클이 틱톡 미국사업 인수를 공식 인정했다. 줌과 틱톡 등 중국과 연관되면서, 전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서비스를 끌어안게 됐다. 그동안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주자 이미지였던 오라클은 순식간에 가장 뜨거운 이용자를 보유하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미국 재무부 스티븐 므누신 장관에게 제출한 제안서에 오라클이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역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문서에 "오라클은 40년간 안전하고 기준에 적합한 고도의 기술 솔루션을 제공해왔다"고도 적혀 있다.

오라클 래리 엘리슨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단, 오라클의 틱톡 계약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지 명확히 나오진 않았다. 틱톡 앱 관련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미국 내에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커크 마테른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의 질문은 클라우드 사업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더 일관된 수익성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며 "틱톡의 클라우드 지출이 스냅의 클라우드 지출과 거의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틱톡이 오라클 연간 매출액 2억~3억달러(총매출의 0.5~1% 증가)에 해당한다는 건 좋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틱톡의 미국 자산에만 해당되는 추정치가 높을 수 있지만 연간 1억달러라고 하더라도 파트너십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라클에 대한 추가적인 신뢰도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칸스털레이션리서치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도 발전적인 거래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오라클은 고객으로서 틱톡을 통해 열광적인 워크로드를 둔 경쟁에서 승리하고, 앱 데이터를 광고 네트워크용 데이터 클라우드와 결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오라클은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 점수를 획득했다"며 "틱톡에서 승리한 오라클의 기술은 클라우드, 애드테크 등의 전선과 지정학적 무역 구역에서 쿠테타"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위 20개 광고 네트워크, 포털, 크리에이티브 최적화 도구, 트레이딩 데스크, 광고 브로커 중 80% 이상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오라클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서 틱톡은 이런 선두를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오라클의 회계연도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래리 엘리슨 CTO는 "신규 인프라 클라우드 고객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밝혔었다. 오라클은 지난 상반기 보안 시비를 겪은 줌을 클라우드 고객으로 확보했다. 줌은 오라클 클라우드 이용을 통해 데이터의 중국 반출 시비를 해소했고, 오라클은 화상회의 분야 신흥강자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틱톡 역시 동일 맥락에서 오라클 클라우드의 주요 신규 고객일 수 있다.

래리 엘리슨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와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매우 기본적이고, 매우 명백한 이유를 갖고 있다"며 "훨씬 더 나은 보안, 훨씬 더 나은 가용성, 훨씬 더 나은 성능과 아마존웹서비스 대비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비용 등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8x8과 여타 비디오 컨퍼런싱 시스템이 AWS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며 "주요 비디오 컨퍼런싱 회사 모두가 오라클에게 오라클클라우드로 이전을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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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에 따르면, 줌의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 이용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세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오라클은 8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 2021년 1분기 동안 매출 93억7천만달러, 순이익 22억5천만달러(주당 순이익 93센트)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를 대폭 상회한 성적표였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했고 순이익은 5% 늘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및 유지보수 서비스 부문이 오라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매출은 69억5천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