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OTT 시장에서 새 바람 일으킬까

카카오톡 접근성과 모바일 맞춤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

인터넷입력 :2020/09/03 14:02    수정: 2020/09/03 17:39

카카오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M이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모바일 오리엔티드'를 표방하며 전 국민이 가입해 있는 카카오톡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속도감 있는 빠른 호흡과 함께 신선한 기획으로 승부하겠다는 목표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비슷한 포맷의 웹드라마나 웹예능이 우후죽순 출시되고 있고,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만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확장성에 있어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카카오M이 전 연령을 아우르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공개 확대 여부나 유료화 등에 있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TV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M이 지난 1일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연애혁명'이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연애혁명은 네이버웹툰을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다. 네이버 OTT 플랫폼인 '시리즈온'에서도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 2에 출연해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한 가수 겸 배우인 박지훈이 맡았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웹툰 캐릭터와 해당 배우의 싱크로율이 높아 재미를 더한다는 호평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M 측은 "연애혁명의 경우 공개 반나절만에 카카오TV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섰고, 이틀만에 100만회를 넘겼다"며 "그 밖에 찐경규나 페이스아이디도 각각 43만회, 38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M은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까지 다 맡고 있다. 카카오톡 안에서 누구나 쉽게 대화를 나누며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했다. MZ(밀레니얼~Z)세대의 특성뿐만 아니라,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의 습성을 파악해 짧지만 회별로 기승전결의 완결성을 갖추고, 스크린 프레임을 다양화 해 지루하지 않게 했다.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소개 영상에서 "카카오TV는 모바일을 메인으로 하고 있고, 모바일 프레임으로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었다"면서 "올해 350여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이고, 2023년까지 3천억원을 투자해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M은 아직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유료화 또한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M 관계자는 "유료화에 대해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판권 판매 또한 열려있는 옵션 중 하나"라며 "현재 카카오TV를 카카오톡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TV는 올해만 드라마 6개, 예능 19개를 준비했다. 자본력과 인프라가 없으면 쉽지 않은 라인업이다. MZ세대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30대의 연예나 결혼, 젠더 이슈에 대해서 다룬 드라마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톡이 전국민이 가입한 플랫폼인 만큼 타깃을 세분화했다.

정통 미디어와의 협업에도 문을 열었다. MBC, SBS 등과 제휴를 통해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혁명

자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OTT(Over The Top) 시장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은 카카오의 행보를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작과 매니지먼트, 유통을 다 아우르고 있는 전례 없는 플랫폼이 등장한 만큼,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IP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의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카카오톡에 콘텐츠 공개 후에도 판권 판매를 통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콘텐츠 사업은 손실을 감수한 투자가 핵심일 수 있는데, 카카오가 이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 플랫폼 주축인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뛰어 넘는 킬러 콘텐츠가 여럿 나와야 카카오톡에서 멀어진 MZ세대를 잡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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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규제를 받지 않는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방송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방송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져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또한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플랫폼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성격은 방송과 동일하지만 방송사의 책무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동일 방송시장에 진입한 만큼 인터넷 포털도 기존 방송사업자들이 지고 있는 사회적 책무를 동일한 수준으로 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