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재확산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1.3%로 하향 조정

이주열 총재 "기준금리 연 0.5% 만장일치 동결...완화적 통화 기조 유지"

금융입력 :2020/08/27 12:43    수정: 2020/08/27 15:35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에 -0.2%로 전망했지만 -1.3%로 내려잡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수출 부진과 국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치보다 상당폭 낮춘 -1.3%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은행은 또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로 동결하면서, 코로나19가 약화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수준인 연 0.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기준금리 수준보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물론이고 금통위원들은 5월 전망치였던 -0.2%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왔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2019년 11월 2.3% 성장이었지만 2020년 2월 2.1%로 0.2%p, 지난 5월에는 -0.2%로 2.3%p 낮췄다.

이주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크게 낮췄는데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봤는데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국내서 재확산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우리나라 수출과 국내 소비 개선 흐름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것으로 본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세계 수요 위축으로 국내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이 줄면서 통관 수출도 감소했다"며 "하반기에 많은 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해외 생산이 다시 가능해지면 수출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지만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밖에 예년보다 길었던 장마와 집중 호우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2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 등 비관적 시나리오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 성장 흐름은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정부 대응과 경제 주체들의 행태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금 수준(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을 유지한다고 전제한 성장률 전망치"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3단계로 격상될 경우 그 구체적인 내용과 조치 지속 기간에 따라 파급 영향이 달라져 특정 수치로 말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 정도가 크게 확대되면서 실물 경기에 대한 충격이 상당히 커진다고 하면 통화 정책 운용에 있어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정책이 가장 중요할텐데 금리 정책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낮은데 더 낮춰야할지는 기대되는 효과와 수반되는 부작용을 따져보며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금리 외에도 다른 정책 많이 폈듯이 다른 정책 수단도 우리가 충분히 갖고 있다"며 "대출 제도, 공개 시장 조작에의 적극 개입 등 앞으로도 추가 정책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에서 통화와 재정정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중 뭐가 더 낫다고 얘기하긴 어렵다"며 "보건 위기 상황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같이해 금융 시장 안정을 기하면서 실물 경제의 과도한 위축을 막기 위해 보완적으로 집행돼야 한다"고 시사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경기위축이 완화되는 모습이 이어졌으나 그 속도는 코로나19의 확산세 지속 등으로 다소 둔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회복 기대가 유지되면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민간소비의 개선 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는 조정을 지속하였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회복 흐름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0.2%)를 상당폭 하회하는 –1%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되며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 확대, 석유류가격 하락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으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으로 상승하였다.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 지속, 수요측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압력 등으로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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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축소 등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였으며, 주가는 큰 폭 상승하였다가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