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협업툴만 비대면 기술?…딥테크 '전자문서'도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 앞당겨져 '수혜'

컴퓨팅입력 :2020/08/25 17:54    수정: 2020/08/25 19:31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다양한 산업에서 기존 대면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에 활용되는 딥테크(기저 기술)인 '전자문서' 솔루션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로 업무나 교육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를 떠올리기 쉽지만, 생활 곳곳에 전자문서 솔루션들의 숨은 공이 크다.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심리스(seamless·아주 매끄러운)’ 해진 사용 경험으로 이들 솔루션의 유무를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그만큼 전자문서 솔루션이 없는 시대로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필수 요소가 됐다.

올해 12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일부개정법률’ 시행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전환 주기에 맞아떨어져 전자문서 솔루션들의 가용도를 한층 높인 효과도 있다. 기존에 반드시 종이 서류를 출력해 사인해야 법적 효력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전자문서에 기입된 서명도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전자서명이 법적 효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본격적인 페이퍼리스 시대에 접어들었다. (사진=픽사베이)

이번 입법으로 전자문서 기업들은 폭발적인 사업 확대를 앞두고 있다. 관련 전자문서 시장 규모는 6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종이문서를 제출 보관하는데 쓰인 사회경제적 비용도 1조1천억원 가량 아낄 수 있다.

갑작스런 비대면 'NO'…"앞당겨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자문서 솔루션들이 처음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에 도입 된 것은 20년 전이다. 2000년대 PC 통신이 대중화 되면서 개인 PC에서만 보던 문서 파일을 웹 환경에서도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솔루션들이 중소·벤처기업들 사이에서 제작됐다.

전자문서 산업은 2000년대 말 모바일 시대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한 곳에서 이용해야만 하는 PC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이전과 다른 비대면 서비스의 양태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전자문서 기술이 활용된 비대면 서비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기업 입장에서는 공간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경감할 수 있어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고려한다. 전자문서 솔루션 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도입 추세를 ‘앞당겨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상황이라고 표현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는 2~3년 뒤에나 비대면 전환을 하려던 가진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해 시기를 앞당긴 검토를 시작하거나 사업 시행을 앞당긴 모습들이 보인다”며 “다른 차세대로 전환해야 할 시스템 중에서도 비대면이나 모바일 부문에 편성된 사업들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 뱅킹앱으로 계좌 개설 등 계약을 체결할 때 문서를 보여주는 서비스에는 ‘리포팅’ 솔루션과 ‘이폼(e-form·전자문서 서식)’ 솔루션이 사용된다. 이폼 솔루션은 은행이나 관공서 직원을 가림막 사이에 두고 대면하는 상황에서 직접 접촉 없이 태블릿 기기로 계약서을 체결할 때나, 영업사원이 태블릿으로 전자서명을 받을 때도 활용된다.

문서 파일을 다운받지 않고 PC·모바일의 웹이나 협업툴·그룹웨어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솔루션인 ‘문서뷰어’도 비대면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지 않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보안에 신경 쓰는 기업들이 채택할 수 있는 선택지다.

공략 마켓 별 '각양각색' 전자문서 솔루션

전자문서 솔루션 기업들은 각각 특화한 리포팅, 이폼, 뷰어 등 전자문서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클립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공공시장에서 71개 사업을 수주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클립소프트의 대표적인 전자문서 솔루션은 리포팅 툴 ‘클립리포트’, 전자문서 서식 기술 ‘클립이폼’ 등이다.

클립소프트가 리포팅툴 '클립리포트'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3대 인터넷전문은행들에 공급했다

최근 클립소프트는 내년 출시될 토스뱅크에 클립리포트 공급이 확정되면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을 포함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 모두를 석권했다. 클립리포트 금융권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빠른 처리 속도와 단말기 환경에 구애 받지 않는 범용성 등이 장점이다.

클립소프트 관계자는 “금융과 공공 쪽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국내 대표 중고차 거래 사이트 A사의 경우, 고객과 직접 대면해 계약을 체결하면서 클립이폼의 전자서식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자문서 기본법 시행 이전 선제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시에스 이폼사인을 통해 중소, 중견기업도 쉽게 전자문서 서식을 만들 수 있다.

포시에스는 리포팅 툴 ‘오즈리포트’와 2종의 이폼 솔루션 '오즈이폼', ‘이폼사인’ 등을 보유했다. 클립소프트와 유사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 관계에 있다. 오즈이폼은 대기업·공공·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구축형 솔루션, 이폼사인은 중소·중견기업을 타깃으로 한 월정액 과금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폼사인으로 사용 중인 MS 오피스파일을 그대로 전자 계약서 등으로 변환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전년대비 1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시에스 관계자는 “이폼사인의 경우 지난해 출시해 올해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솔루션인데, 확실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1~2월에 비해 최근 유료 사용자가 많이 늘었다”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증가율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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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냅소프트의 문서뷰어는 화상회의, 그룹웨어, 협업툴, ECM 등 다양한 SW에 적용할 수 있다.

사이냅소프트는 비대면 서비스로 대표되는 협업툴, 화상회의 서비스, 그룹웨어 등에 ‘사이냅 문서뷰어’를 연계 제공하면서 그에 따른 수혜를 입는다고 밝혔다. 사이냅 문서뷰어가 탑재된 대표적인 사례로 ▲협업툴 '플로우', '잔디'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 등이 있다. 기업 별로는 효성그룹 모바일 그룹웨어, 코오롱 사내메신저, 신세계 그룹웨어, CJ 문서중앙화 서비스 등에 문서뷰어가 적용됐다.

사이냅소프트 관계자는 “협업툴, 화상회의 서비스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이냅 문서뷰어도 자연스럽게 이용이 늘어나는 후광 효과가 있다”며 “코오롱 사내 메신저나 효성그룹 모바일 그룹웨어의 경우 보안 측면에서 우리 문서뷰어를 도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