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시장, 코로나 재확산에 '들썩'

원격근무 확대에 데스크톱PC·웹캠 수요 다시 증가

홈&모바일입력 :2020/08/25 17:22    수정: 2020/08/26 09:19

하반기 국내 PC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하반기 국내 PC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국내 PC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8월 휴가철에 여행 대신 게임 등으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이 예상되면서 가정 내 업무용 데스크톱 PC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영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PC방 폐업이 가시화되며 고성능 PC와 그래픽카드가 대거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다음 달로 다가온 인텔 새 모바일(노트북) 프로세서 출시를 앞두고 기존 노트북 재고 처리에 부심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앞두고 조립PC에 '눈길'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6~8월 국내 조립PC 시장은 예년에 비해 소폭 성장했다. 

6월 초부터 8월 22일까지 조립PC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그래픽카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다.

다나와리서치 관계자는 "프로세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6월에 3%, 7월에 6% 상승했으며 8월에는 10% 가까이 상승이 예상된다"며 "그래픽카드 판매량 역시 6월부터 지속 상승해 8월 22일 현재 12% 가까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20년 6-8월 조립PC 시장 프로세서·그래픽카드 판매량 추이. (자료=다나와리서치)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격근무 장기화에 대비해 데스크톱PC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나와리서치 관계자는 "자체 운영하는 조립PC 커뮤니티인 'PC26' 관련 게시판에도 이번 주 초부터 업무와 학습에 적합한 PC 부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게시판에는 25일 하루에만 300건이 넘는 게시물이 등록된 상황이다.

■ 원격근무 늘어나며 웹캠 수요도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는 원격근무·온라인학습에 필요한 웹캠 수요에도 불을 지폈다.

연간 4~5천 개 규모를 유지해 왔던 국내 웹캠 시장은 상반기 주요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확대하면서 1년치 재고를 거의 소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웹캠 수요가 정점에 달한 것으로 판단한 국내 수입사들은 추가 수입에 나서지 않았다.

원격근무 재확산으로 웹캠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사진=로지텍)

뒤늦게 '웹캠 열풍'에 편승한 일부 업체는 재고 처리에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원격근무 지침을 내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급감했던 웹캠 수요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PC방 폐업 따른 중고 PC 매물 예상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PC방의 영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PC방 업주들의 폐업도 예상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PC방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시장에 중고 PC 매물이 대거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PC방과 연계해 성장해 왔던 일부 중견 PC 업체 역시 관련 사업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전국 여러 곳에서 전개해 왔던 PC방 사업 중 상당수를 철수한 상태이며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사업 자체를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PC방 폐업에 따른 중고PC와 그래픽카드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PC방에서 쓰던 중고 PC가 매물로 나오면 그래픽카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올 초 그래픽카드를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시리즈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곳도 꽤 있는데 대량으로 매물이 나온다면 시세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양극화된 노트북 시장...재고 처리 '난항'

국내 PC 업체들은 다음 달로 다가온 인텔 모바일(노트북)용 새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Tiger Lake) 발표를 앞두고 기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재고 처리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인텔이 모바일용 프로세서 모든 라인업을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14nm 공정에서 생산된 '코멧레이크'(Comet Lake) 탑재 노트북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노트북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 시제품. (사진=인텔)

그러나 현재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보급형 사무·학습용 제품과 고성능·고가 게임용 제품으로 양극화된 상황이다. 또 올 상반기엔 보급형 제품의 수요가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기존 재고 처리가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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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9월 한 달동안 노트북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또 다른 PC 업체 관계자는 "프로세서 세대 교체를 앞두고 기존 제품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도, 가격 인하를 통해 손해를 보며 재고를 정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