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블록체인 활용 점차 늘어난다

특정 직업군 대출 업무와 자격 증명 업무에 빠르게 도입

금융입력 :2020/08/20 16:10    수정: 2020/08/20 22:06

국내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적합한 활용처를 찾으면서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만들어진 시스템을 통해 쓰임새를 확장하고 있다. 

은행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 주로 해외송금 등에 활용하려고 했으나 그동안 규제에 막혀 다른 기술 활용처를 고민해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활용처는 '특정 직업군 대출'과 '자격 증명' 분야이다.

특정 직업군 대출의 경우 그동안에는 이곳에 속한 이들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기나 별도 서류로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은행과 특정 직업군이 포함된 단체가 실시간으로 서류의 진위나 직업군에 속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돼 더 편리해진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소속 정회원임을 확인하는 블록체인 기반 대출 '닥터 론'을 2019년 5월 출시했다. 신한은행과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이더리움 상에서 대출 신청자의 자격을 증명하고 검증해, 대출 신청자가 별도 서류를 제출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또 2019년 11월 업무협약을 맺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정책 자금 대출 업무에도 블록체인을 접목할 예정이다. 

(사진=PIXABAY)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신한은행 통합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 개발을 시작해 오는 9월 플랫폼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하이퍼렛저 패브릭 기반의 플랫폼으로 추후 다양한 기관과의 연결, 은행 업무 적용 등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공무원연금공단과 함께 공무원 대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금융결제원이 만든 블록체인 파일럿 시스템을 이용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이 만든 시스템인 만큼 다른 은행들도 거리낌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NH농협은행도 블록체인 기반 상품 등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 3월 '원큐렛저'라고 부르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하나은행의 원큐렛저도 하이퍼렛저 패브릭 기반으로 설계됐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학생증 발급 절차에 원큐렛저를 접목시켰다. 

하나은행과 고려대 간 실시간 데이터 공유로 상호 검증이 이뤄져 카드 발급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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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원큐렛저의 경우 은행에 맞게 맞춤화 작업을 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 참여 기관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정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정산 등을 하는데 잘 안맞는 기관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타당성 조사와 협의를 통해 이용처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은행들은 또 은행과 통신사 등이 참여한 분산신원증명(DID)을 통해 잔액 증명이나 계좌 증명을 블록체인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