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스무살 인터넷 산업...더 성숙하고 성장할 것”

인기협 설립 20주년...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든든한 받침대 역할"

인터넷입력 :2020/08/14 16:01    수정: 2020/08/15 09:28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국내를 대표하는 굵직한 IT 기업들이 회원으로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스무살, 빠른 성장기를 거쳐 이제 막 성인이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각각 50조원, 30조원을 넘기며 우리나라 국가 경제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 기업과의 역차별과 중복 규제라는 제약을 딛고 국내 IT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비결을 꼽는다면 인기협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 인프라가 확대되고, 연관된 기업들이 하나 둘 싹을 틔울 때부터 인기협은 정부와 사회에 인터넷 기업이 가진 성장 잠재력을 알리고, 회원사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회원사들을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 역할에도 힘써 왔다.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약 2년 전부터 인기협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바로 박성호 사무총장이다. 박 사무총장은 정치권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에서 인터넷 대기업들을 '공룡'에 빗대며 더 강한 규제 정책을 펴려는 사회적 분위기에 "(인터넷은) 고작 20년 된 산업"이라며 "아직 성장 여력이 너무나 큰  인터넷 기업들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 시대인 만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강하게 어필했다.

나아가 얼마 전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한 만큼,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 측면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사회 전반에서 더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예측이 불가능한 사회 환경 가운데서, 인터넷 플랫폼들이 그 동안 쌓은 기술과 노하우들이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10년, 체감 가능한 개인화 서비스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 카카오의 '같이가치'처럼 이용자들이 참여하고 기업들이 후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들을 통해 인터넷 기업들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더욱 퍼질 것으로 기대했다.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했다. 협회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원사 간 갈등을 슬기롭게 조정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는 데 튼튼한 받침대가 되겠다는 각오다.

박성호 사무총장은 "인터넷 산업의 지속적인 받침대 역할을 하는 것이 사무총장으로서의 비전"이라며 "산업의 악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받침대가 받아내고, 산업의 긍정성을 위해서는 받침대가 돼 올라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협회 구성원들과 함께 더 큰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박성호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Q.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터넷 산업이 각광받는 시점에 협회가 20주년을 맞이했다. 이 시점에 인터넷기업협회 총장으로서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인기협은 인터넷 산업의 시작과 함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만든 단체다. 즉, 협회의 20주년은 곧 산업의 20주년이라고 생각하고 업계 종사자로서 20년 동안 산업이 잘 성장해서 국가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을 누구보다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인터넷 기반 산업이 주목받고,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 때에 협회 총장을 맡고 있는 것에 책임감이 커진 부분도 있다. 이제 막 스무살, 성인이 된 협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당부드린다.”

Q. 20년이 된 협회를 사무총장으로 이끈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재직 하시는 동안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협회의 성과라는 것은 곧 인터넷 산업에 기여한 것이 성과가 아닐까 한다. 정책적으로는 사업자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상식에 벗어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에 대하여 산업에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응한 것이나 최근에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IT 산업에 주목하고 발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 경제 혁신 포럼을 함께 구성한 것들이 성과 아닐까 한다. 또, 굿인터넷클럽 같은 고유 행사를 개최하거나 이 같이 매체와 함께함으로서 산업에 긍정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것 역시 다른 단체에서 하지 못하는 성과들일 것이다.”

Q. 인기협의 회원사는 매우 폭이 넓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표 플랫폼부터 넷플릭스와 같은 OTT,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스타트업까지 매우 다양한 편이다. 이 회원사들이 인기협과 함께 함으로서 얻는 시너지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한 마디로 연결이다. 질문 내용처럼 인터넷 기반, 다양한 산업군이 모인 곳이 인기협이다. 인기협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됨으로서 기업에 편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연결을 통해서 공통의 의제에 함께 대응할 수 있으며, 연결을 통해서 도움이 되는 관계를 형성할 수 도 있고, 연결을 통해 궁극적으로 IT 산업의 전체를 성장시켜나갈 수 있다. 인기협은 기업, 산업 종사자들에게 더 단단한 연결점이 되겠다.”

Q. 인기협 총장 이전에 오랜 기간 동안 NHN 그리고 컴투스에 재직했었다. 즉,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신 셈인데 지난 20년 중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계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산업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인터넷 산업의 초창기부터 함께한 지난 20년 중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는 이동 중 연결이 가능해진  것이 아닐까 한다. 즉, 모바일을 통해 플랫폼, 콘텐츠에 상시 접속이 가능해진 것이 연결이 본질인 인터넷 산업의 명장면 아니겠는가. 언제나,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해진 것이 인터넷 산업의 첫 번째 모멘텀이라고 생각한다.”

Q. 단편적으로 주가총액만 봐도 네이버, 카카오를 필두로 해서 인터넷 산업은 국가 산업의 큰 한축이 된 2020년이다.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인터넷 산업, 기업들이 이미 공룡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산업군을 대표해서 의견이 어떤지?

“공룡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산업이 성장한 것도 맞고, 당연히 기업들도 성장했다. 다만,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협회가 20년이 된 듯, 산업 역시 고작 20년, 겨우 성인이 되었다. 그 말은 이제 뭔가 좀 더 제대로 해볼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혀볼 만하다 정도의 상황이라고 본다. 20년 된 제조업을 보고 공룡이라고 하지 않지 않나. 아직 성장 여력이 너무나 큰 산업이고 기업들이다.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는 장치나 제도가 뒷받침이 필요하다.”

Q. 코로나라는 악영향이 오히려 IT 산업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는 이제 상수로 작용할 텐데 10년 뒤, 20년 뒤의 IT 산업을 간단하게나마 조망해본다면?

“코로나가 상수로 작용한다는 것은 대면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상황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 이것이 산업의 지속적 영향을 미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대면 접촉이 가능한 시기가 올 지라도 이 기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특히, 접촉하지 않고 체감 가능한 신기술 바탕의 IT 비즈니스와 데이터 바탕으로 개인화가 이뤄져 확인 절차 없이 바로 해결되는 쪽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간략한 예로 페이 서비스는 이제 카드도, 긁는 과정도, 인증 절차도 간략해졌다. 이처럼 지난 10년이 플랫폼이었다면, 향후 10년은 체감 가능한 개인화 서비스가 주를 이룰 것 같다.”

글로벌 기업과 역차별 받고 있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

Q. 글로벌 경쟁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의 IT 기업은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중이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국내 IT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고려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주저 없이 규제라고 말할 수 있다. 굳이 역차별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는 정책에 있는 상황이다. 정말 글자 그대로 마중물 역할을 입법 기관, 정책 입안자가 해줘야 한다고 본다.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국내 IT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될 것이다.”

Q. 코로나가 외부적 요인으로 인터넷 기반 산업의 모멘텀이 됐다면, 인터넷 기반 산업의 또 다른 모멘텀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나?

“트렌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된 것 같다. 아무도 코로나 사태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이 같은 외생변수는 발생 즉시 산업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될 것이고 실제 국내 IT 산업의 모멘텀은 이번 정부의 디지털 뉴딜 기조에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라는 정부 기조는 산업 전반에 탄력이 될 것으로 본다.”

Q.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됐다. 인기협 회원사들 역시 산업을 대표하는 만큼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인터넷 기반 산업(회원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인터넷 산업 전반, 협회 회원사 전반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흔히들 그룹사라고 부르는 기업들보다 훨씬 더 책임감 있게 수행 중이다. 단순 기부, 지역사회 공헌 차원을 넘어 중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해 단순 기부활동이 아닌, 이윤창출을 하면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활동들을 수행 중에 있으며,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 카카오의 같이가치처럼 기업 정체성을 바탕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인터넷 기업들만 할 수 있을 거다. 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계가 수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역시 동일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Q. 조금 더 나아가, 앞으로 그러니까 IT 산업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서, 또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서 더 자리 잡게 됐을 때의 사회적 책임의 지향점은 무엇이라고 봐야할까? 아마 커지면 커질수록 국가나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 더 어려워질 텐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이 부분에 IT 산업 역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본다. 앞서 말한 사회공헌보다는 조금 더 예각화한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일자리, 질병, 차별 등 사회적 문제는 사회가 발달할수록 형태를 바꾸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IT 산업이 글로벌 시장 속에서 크게 자리잡을 때라면 이 같은 미처 공공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기술, 연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존중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Q. 총장 개인적인 가치관도 궁금하다. 인터넷 산업에 오랜 기간 종사했고, 또 대표 협회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고 있는데, 20년간 산업을 바라보면서 가지고 계신 신념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말해 달라.

“선한 영향력을 믿는 편이다. 선하다에는 ‘올바르고’, ‘도덕적 기준에 맞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개인도 기업도 올바름을 지향할 때 더 탁월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조직에서 올바르다는 것은 맡은 바를 잘 수행해내는 것부터 타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까지 포함한다. 대외 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올바른 방향을 지향할 때 기관, 국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협회도 산업 내에서 선한 영향력을 일으키는 단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할 일을 하고 있다.”

굿인터넷클럽 자료 사진. 왼쪽부터 롯데액셀러레이터 김영덕 상무, 서울과기대 김현경 교수, 박성호 사무총장,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

Q. 다양한 바탕의 기업들이 모인만큼, 사안에 대한 의견 조정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대외 담당자로서 역할을 했고, 지금은 협회 입장에서 또 다른 대외 담당자가 됐을텐데, 본인만의 갈등 조정 기술이나 노하우 같은 게 있다면 소개해 달라.

“이건 사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사실 조정의 노하우는 또 모두가 아는 기본적인 것이다. 3인이 있으면 3인의 의견이 있고, 100인이 있으면 100인의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이건 당연한 거다. 일단 이 당연함을 전제로 조율을 시작해야 한다. 왜 다를까에 대한 고민 보다 이 전제가 우선이다. 그리고 우선 듣는다. 들어야만 한다. 무조건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입장들인지를 우선 듣는다. 그 의견들 속에 답이 있다. 분명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된다. 이것으로 조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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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업과는 또 다른 성격의 조직에서 책임을 맡고 있다. 앞서 갈등 조정을 언급한 만큼 이 질문도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갈등 중의 갈등이 조직 내부 갈등 아닌가. 지향하시는 조직, 인사 문화가 있는지, 이 부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지난 시절 기업에서 지내오면서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해치는 일부터, 관계가 건강하지 못해 조직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겪고 또 목격해 왔다. 조직 문화부터 조직원까지 모두가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왜 몸건강, 마음건강 챙기라는 인사를 들어본 적 있지 않나. 건강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관계의 얽힘이 없어야 하고, 업무 분배가 인적 자원에 적합하게 가야하고, 개인의 시간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한다. 이 삼박자를 갖춘 문화를 실현하고자 애쓴다.”

Q. 식상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즉, 인터넷 기업들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모인 협회 사무총장으로서 5년 뒤, 10년 뒤의 협회 비전을 간단하게 말한다면?

“인터넷 산업의 지속적인 받침대 역할을 하는 것이 사무총장으로서의 비전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협회는 인터넷 기반 기업과 함께 20년을 성장해올 수 있었다. 회원사가 있기에 협회가 존재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협회가 하는 역할의 지향점은 단 하나, 인터넷 산업의 받침대이다. 산업의 악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받침대가 받아내고, 산업의 긍정성을 위해서는 받침대가 되어 올라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 부분에 주안점 두고 협회 구성원들과 함께 더 큰 협회를 만들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