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 "내 무능 회사가 알까 두려워”

블라인드 美 직장인 2965명 설문조사

인터넷입력 :2020/08/03 09:12    수정: 2020/08/03 09:38

“내가 유능하지 않다는 걸 회사 사람들이 알아채는 것이 두렵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7월17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재직자 2천9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62%가 이 같이 답했다.

아마존 72% '내 무능을 동료가 알아챌까 두렵다'

블라인드 "내가 유능하지 않다는 걸 회사 동료들이 알까 두렵다"(제공=블라인드)

'당신이 유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회사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두려우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아마존(72%)이었다. 2위는 구글(71%), 3위는 리프트(69%), 4위는 페이스북(66%)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더 많았던 가운데, 인텔 재직자들의 경우 '그렇다(45%)'는 응답보다 '그렇지 않다(55%)'는 응답이 많았다.

'내 성과 칭찬 받아들이기 힘들어' 2명 중 1명

"내 성과 칭찬 받아들이기 힘들어"(제공=블라인드)

이어 '당신의 성과를 칭찬하면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실리콘밸리 직장인 50%가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미국의 대형 금융지주사 캐피털원(63%)이었다.

다음으로는 재무회계 솔루션 기업 인튜이트(62%), 어도비(62%), 취업사이트 인디드(59%), 마이크로소프트(55%), 페이스북(54%) 순으로 '칭찬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많았다.

'내 성공은 능력이 아닌 운 때문' 41%

"내 성공은 능력이 아닌 운 때문"(제공=블라인드)

'당신의 성공이 운 혹은 우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41%의 실리콘밸리 직장인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긍정 응답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리프트(52%)였다. 2위는 구글(51%), 3위는 캐피털원(48%), 4위는 인튜이트(47%), 5위는 아마존(46%)이었다.

연차가 높아져도 가면 증후군은 '여전'

미국 직장인들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분한 것을 누리고 있다고 느끼는 증상을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지난 2월 미국 블라인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재직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입사 2일차, 가면 증후군이 시작됐다'는 글을 올리고 '앞으로 회사 생활은 실패로 끝날 것이 분명하다'고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했다.

그러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의 댓글이 200개 이상 달렸다. 모두 같은 증상을 과거에 겪었거나, 아직도 겪고 있다는 공감 댓글이다.

아마존의 한 재직자가 '나는 경력 19년차인데도 똑같이 느낀다. 아마존으로 옮긴 지 4개월짼데 혹독한 인터뷰를 거쳐 들어온 것임에도 내가 회사 사람들을 속인 것 같이 느껴진다. 당신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재직자 역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10년째 다니는데도 아직도 그렇다'고 공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시물(제공=블라인드)

코로나19 이후 업무 가중으로 더 심해져

놀라는 자료 사진(제공=픽사베이)

미국 블라인드에서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게시물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5월 한때 20%를 넘어서는 등 대공황 시절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 22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링크드인이 전 직원의 6%를 해고하는 등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다시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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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직장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블라인드가 연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의 일환이다. 모든 조사결과는 블라인드 미국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설문을 실시한 블라인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직장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한국에서는 2020년 7월 기준 300만 명의 직장인이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재직자 7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