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 강자' 삼성전기·LG이노텍, 애플 두고 접전 펼칠 듯

애플 공급사에 삼성전기 참여...궈밍치 "애플, 2022년 폴디드 줌 적용"

디지털경제입력 :2020/07/31 17:27    수정: 2020/08/01 13:50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고배율 광학줌이 가능한 잠망경 카메라(폴디드 줌) 기술을 두고, 향후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가 최근 애플의 카메라 공급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간 핵심 공급처로 자리매김한 LG이노텍의 위치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자회사 코어포토닉스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잠망경 카메라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국제 지식재산권 분쟁 정보 포털(IP-NAVI)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 코어포토닉스는 현재 애플과 LG이노텍을 상대로 국내외 법원에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의 '폴디드 줌' 기술. (사진=삼성전기 유튜브)

코어포토닉스는 애플이 아이폰 7 및 아이폰 8 시리즈에 적용한 듀얼 조리개 줌 카메라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고, 이를 애플에 공급한 LG이노텍도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잠망경 카메라와 관련해 코어포토닉스가 다수의 특허를 선점해 애플과 LG이노텍을 상대로 또 다른 특허침해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다.

향후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잠망경 카메라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특허 문제가 없는 삼성전기로부터 카메라 모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코어포토닉스는 지난 2018년부터 LG이노텍을 상대로 카메라 모듈과 관련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코어포토닉스가 애플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정보. (자료=IP-NAVI)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고배율 광학줌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카메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애플도 폴디드 줌 적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기의 애플 공급사 진입이 곧바로 잠망경 카메라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폴디드 줌은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수직 적층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잠망경처럼 센서와 렌즈를 수평 배치해 5배율 이상의 고배율 줌을 구현하는 동시에 카메라 모듈 두께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 오포가 출시한 '레노 10X'에 최초로 적용됐으며,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0 울트라'에도 사용돼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LG이노텍이 지난해 12월 특허출원한 카메라 모듈 특허. 폴디드 줌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페이턴트 구글)

시장 역시 삼성전기의 잠망경 카메라 공급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앞서 애플 분석가인 궈밍치 대만 TF증권 연구원이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기와 중국 써니옵티컬(폴디드 줌 기술 보유)이 각각 올해와 내년에 애플 카메라 렌즈 공급망에 진입, 애플이 2022년에 폴디드 줌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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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나 확답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폴디블 줌과 관련된 부품 공급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애플이 2021년 혹은 2022년에 폴디드 줌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LG이노텍의 개발이 늦어질 수록 삼성전기의 납품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LG이노텍 입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존 비즈니스 침투가 아닌 신규 모듈의 분배 입장에서 후면카메라 시장에 미치는 위협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애플이 잠망경 카메라를 아이폰에 적용할 경우, 폴디드 줌 시장규모가 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