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삼성전자, 하반기 '코로나 파고' 또 넘는다

"IT 기기 수요 회복세…트렌드 맞춰 제품·투자 탄력적 운영"

디지털경제입력 :2020/07/30 15:19    수정: 2020/07/30 15:53

삼성전자가 위기에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분기 코로나19 우려를 씻고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와 미·중 갈등 고조 등 영향으로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IT 수요 회복세와 함께 전략 스마트폰 등 주요 세트 신제품 출시, 이에 따른 부품 수요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변화한 시장 트렌드에 맞춰 주요 사업부문 전략을 보강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생산에도 차질을 빚지 않도록 중장기 대응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0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국가간 갈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해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강화, 중장기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생산과 공급 체계를 어떤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V1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던 2분기 전년동기(6조5천971억원)보다 23.48% 증가한 8조1천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의 IT 수요 둔화로 매출은 줄었지만,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에는 ▲디지털 컨택트 라이프스타일 확산에 따른 서버향 반도체 수요 증가 ▲해외 시장의 빠른 수요 회복 등 영향에 따른 세트 선방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비용 효율화 ▲디스플레이 부문 1조원 규모 일회성 수익 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생산·공급·판매 거점도 코로나19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삼성전자는 230개국에 생산, 판매 거점과 R&D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다변화된 글로벌 거점과 체계적인 공급 관리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서버향 반도체 수요는 2분기와 비교해 줄어들지만 한동안 지속되고, 모바일과 그래픽 수요 회복세에 따른 메모리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이 기간 갤럭시노트와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변화를 맞은 전 세계 기술적·사회적 트렌드에 따라 클라우드, 각종 IT 기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5G 인프라 구축과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차세대 응용처 확대 추세에 맞춰 제품과 투자 운영에 탄력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61조원과 영업이익 9조2천330억원이다. 매출액은 소폭 줄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7조7천800억원)보다 1조5천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는 점진적인 세트 수요 회복이 기대되나,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과 업계 경쟁 심화 등 리스크도 예상된다"며 "세트 수요가 높은 상황으로 글로벌 SCM 역량을 집결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미사업장을 방문했다.(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는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출시로 인한 모바일과 그래픽 수요 회복세 전망 하에 탄력적인 제품 믹스와 투자 운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첨단공정 리더십 제고와 극자외선(EUV) 도입 가속화 등 기술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고화소 센서·5G 시스템온칩(SoC) 등 판매를 확대한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3분기는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 회복이 예상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4분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대형 패널 부문은 연말까지 물량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QD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을 가속화한다.

무선 사업 부문은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 속에 업계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폴드 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중저가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네트워크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수주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CE 부문은 성수기를 맞아 QLED TV,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효율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예정이다. 하만은 자동차 업황 개선과 컨슈머 오디오 판매 확대 등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관련기사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전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투자와 AI·5G·전장 사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신기술 개발 등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될 사회와 경제 환경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사업부는 데이터센터향 메모리 주문 감소 우려감에도 모바일향 제품 증가로 출하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세트 사업부의 판매 호조로 실적은 2분기를 바닥으로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