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환경재해 견디는 식물 핵심 유전자 찾아

가뭄·한파 등 재해 저항 원리 규명…환경문제 해결·생산성 향상 기대

과학입력 :2020/07/29 16:59    수정: 2020/07/30 07:11

건국대학교는 KU융합과학기술원 윤대진 교수(의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가뭄과 한파 등에 따른 식물의 환경재해 저항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ABA(Abscisic acid) 신호전달 과정을 규명하고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29일 밝혔다.

윤대진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교수

이번 연구성과는 식물학 분야 저명 국제저널인 ‘Molecular Plant(IF=12.08, 분야 상위 1.5 %)’와 2편의 ‘Plant Physiology (IF=6.90, 분야 상위 4.5%)’ 8월호에 동시 발표됐다.

식물이 가뭄과 한파 등을 견디는 환경재해 저항 조절 호르몬인 ABA를 매개로 하는 신호전달과정에는 수용체(PYL), 탈 인산화효소(ABI), 인산화효소(SnRK), 전사조절인자(ABF)가 관여한다.

다양한 외부 환경변화로 식물 세포내 ABA 농도가 상승하면 ABA에 결합한 수용체는 인산화효소인 SnRK 작용을 억제하고 있던 탈인산화 효소인 ABI를 SnRK에서 격리하게 되고 SnRK는 자가 인산화에 의해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SnRK는 하위에 있는 전사조절인자인 ABF를 인산화해 궁극적으로 식물의 다양한 생체현상에 관여하는 여러 하위 유전자들을 발현시킨다.

ABA신호전달의 활성화와 비활성화 과정

윤대진 교수팀은 이 같은 신호전달 전 과정을 규명했다.

윤 교수팀은 또 식물 세포 내 ABA 생합성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인 NCED (9-cis-epoxycarotenoid dioxygenase) 유전자 프로모터 부위에 전사조절 인자인 EEL (Enhanced EM Level)과 식물 생체리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GI (GIGANTEA)가 결합해 발현을 유도하고 세포 내 ABA가 합성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합성된 ABA는 ABA 매개 신호전달을 조절해 식물을 여러 환경 스트레스에서 보호하고 식물 배아 발생과 성장발달도 조절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규명했다.

윤 교수는 “우리가 사는 지구는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전 육지면적의 40%가 사막으로 변화하고 있고 사막화는 환경문제뿐 만 아니라 식량 생산을 위한 경작지 면적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하고 미래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식물생명공학적 연구로 재해 저항성 식물체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식물은 이동할 수 없지만 변화한 환경을 인식하고 신호전달반응을 활성화해 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가 경쟁적으로 재해 저항성 과정을 규명하고 유용유전자를 확보해 재해 저항성 식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23년 동안 식물이 어떻게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재해 저항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연구를 분자 수준에서 수행해 매년 생명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세계 저명학술대회 기조 강연자로 초청되는 등 이 분야 연구에서 선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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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식물이 어떻게 스트레스 방어 호르몬인 ABA를 생합성 하는지 규명됐고 이렇게 생성된 ABA가 세포 내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며 최종적으로 소멸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 할 수 있게 됐다”며 “ABA 생합성과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유용유전자에 대한 유전정보를 이용하게 되면 실용 가능한 수준에서 재해 저항성 식물체를 개발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사막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미래 인류가 당면할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물학 분야 저명저널인 ‘Molecular Plan’와 ‘Plant Physiology’ 에 동시에 게재된 이번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 과제 지원으로 수행했다. 윤대진 교수 연구실의 알리 박사와 백동원 박사 각각 제1 저자로, 윤대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