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도, 베조스도, '미국의 꿈' 강조했다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 하루 앞두고 '모두발언'공개

인터넷입력 :2020/07/29 10:36    수정: 2020/07/29 10:5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역사적인 반독점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와 제프 베조스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모두 발언을 사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두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아메리칸 드림’을 전면에 내세웠다. ‘위대한 미국의 꿈’을 강조함으로써 반독점 시비를 벗어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원격회의로 진행될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 청문회에는 이들 외에도 팀 쿡 애플 CEO와 선다 피아치 구글 CEO도 함께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미국 씨넷은 이날 제프 베조스와 마크 저커버그의 사전 발언 내용을 요약 소개했다. 팀 쿡과 선다 피차이는 청문회 당일 발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제프 베조스(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베조스, 힘든 역경 딛고 아마존 설립한 과정 강조 

베조스의 모두 발언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 얘기로 시작한다. 어머니는 고교 재학 시절인 17세 때 베조스를 임신했다. 양아버지는 쿠바 이민자였다.

이런 불우한 어린 시절 얘기를 한 뒤 아마존 창업 초기 일화를 소개했다. 차고에서 창업하던 당시엔 모든 것이 불투명했다. 아버지가 초기 투자자였다.

아마존을 창업한 이후에도 시련은 계속됐다. 닷컴 붕괴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 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다.

씨넷은 이 같은 모두발언 내용을 소개하면서 “베조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아메리칸 드림으로 틀 지으려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사진=씨넷)

아메리칸 드림은 힘든 역경을 딛고 자기만의 삶의 터전을 일궈내는 것. 하지만 베조스의 꿈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를 만들고, 세계 최고 갑부가 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다르다고 씨넷은 전했다.

베조스는 모두발언에서 ‘일 자리 창출과 투자’를 강조하면서 반독점 의혹에 맞섰다. 또 미국의 경쟁력도 적극 부각시켰다.

베조스는 사전 배포된 모두발언에서 “아마존이 100만 명 이상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런 일자리는 미국 바깥으로 아웃소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마존은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 2천700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고 밝혔다.

경쟁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마존이 거대 회사이긴 하지만 세계 소매산업 분야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점유율 역시 4% 이하이며, 온라인 소매분야로 좁혀도 아마존의 점유율은 38%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 저커버그, '페이스북은 위대한 미국회사' 부각 

베조스와 달리 마크 저커버그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경험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저커버그 역시 ‘아메리칸 드림'을 강조했다. 다만 초점은 조금 달랐다.

저커버그는 사전 배포된 모두 연설문에서 페이스북이 중국 기술 기업들을 비롯한 외부 업체들과 경쟁하는 ‘자랑스러운 미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페이스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업체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틱톡을 비롯해 트위터, 스냅챗 등과 경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또 페이스북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과도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모두 발언에서 특히 미국의 가치와 경쟁력을 강조했다.

씨넷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서 “우리는 미국 경제가 건설된 기반인 민주주의, 경쟁, 언론자유 같은 가치는 신뢰한다”면서 “많은 기술 기업들이 그 가치들을 공유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우리들의 가치가 승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중국이 다른 가치에 초점을 맞춘 자신들만의 인터넷을 만들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그 비전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 줄’ 강력하고 일관성 있는 경쟁을 지지한다고는 메시지도 담았다.

페이스북은 현재 회사 분할 압박도 받고 있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경쟁 서비스 인수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등을 인수한 것이 오히려 혁신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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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인스타그램 등의) 인수가 혁신을 추동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분할하는 대신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이동성 같은 이슈들과 관련된 규정을 좀 더 밀어부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