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연내 출시

한국정보인증과 제휴…'삼성 연결 생태계' 확산 계기될 듯

컴퓨팅입력 :2020/07/29 09:40    수정: 2020/07/30 06:07

김윤희, 이은정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모바일 신분증 시장에 연내 진출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한국정보인증은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연내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회사는 지난 3월 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임시허가를 획득했다. 소관 부처인 경찰청이 규제 완화를 위해 제시한 사항들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해당 서비스가 연내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모바일 신분증이 점차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경우 이미 이동통신사가 한 발 빨리 서비스를 내놨다. 향후 삼성전자와 이통사 간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경쟁이 예고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도 내년 말을 목표로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할 국가로 독일을 점찍은 상황이다. 향후 다양한 글로벌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생각도 갖고 있다.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춘 디지털 신원 확인 솔루션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차별화, 삼성 연결 생태계의 신뢰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1인 1회선에 서비스 제공…이통사-경찰청과 협업 체계 구축

지난 3월 과기정통부는 ‘제8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삼성전자와 한국정보인증이 신청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심의했다.

심의위원회는 당시 개인정보 유출 및 위·변조 방지 조치, 국민 이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통 3사 및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공동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한 사용자가 두 개의 단말로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타인에 정보가 노출되거나 남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회선 하나 당 하나의 단말에만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경찰청이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에 대해 정보 위·변조를 방지하고자 1인 1회선에 한해 모바일 운전면허증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며 “이를 위해 도로교통공단이 보유한 운전면허 정보, 이통사가 보유한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동으로 필요한 체계를 구축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한국정보인증이 서비스 개발을 마치고 나면 정부로부터 임시허가 부여 조건을 충족했다는 확인을 거쳐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패스 앱 내 모바일운전면허증 표시 화면.

■’모바일 신분증’, 왜 주목받나

운전면허증을 비롯한 모바일 신분증은 공공, 민간 등 다양한 주체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별도의 플라스틱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분실 등에 의한 개인정보 노출, 기기 분실 시에도 원격제어가 가능한 점, 위·변조 방지 등이 모바일 신분증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동통신사는 최근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먼저 출시했다. 이통 3사가 공동 운영하는 본인확인 앱 ‘패스’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제휴처를 기준으로 교통경찰 검문, 편의점에서의 성인인증, 공유 차량 이용, 국내 항공기 탑승 시 실물 신분증 대신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날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등록자 수는 9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 화면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모바일 신분증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신분증 중에선 처음으로 ‘모바일 공무원증’을 연말 출시하고, 내년 말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경우 운전면허증 정보를 불러오는 것이 아닌, 운전면허증 자체를 스마트폰에 내려받는 식이기 때문에 사용처가 더 폭넓다. 통장계좌 개설 등 금융 분야에서도 실제 신분증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정부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이통사발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보의 위·변조를 방지한다. 이통사발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통해 경찰청과 사용자, 사업자가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상호 검증할 수 있게 했다. 정부발 서비스에는 분산ID(DID) 시스템으로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를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될 예정이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구성도(이미지=AWS서밋온라인코리아 캡처)

■삼성, 디지털 시대 HW·SW 보안 리더십 강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보안 기술 리더십을 발판 삼아 모바일 신분증 등 보안이 강화된 차세대 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독일 국가 전자신분증 규격을 최초로 충족한 갤럭시S20을 살펴보면, ‘보안 국제 공통 평가 기준(CC)’에서 모바일 기기 중 가장 높은 EAL 6  등급을 획득한 보안 칩셋을 내장했다. 이 칩셋은 신용카드·신분증·자동차 키 등 민감 정보가 별도 내장 보안 영역(eSE)에 안전하게 저장, 높은 난이도의 하드웨어 공격도 방어한다. 모바일 신분증 발급 기관과 승인된 리더기만 접근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보안 서비스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한 SW 기반도 구축해왔다. 지난해 삼성개발자회의(SDC)에서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내장된 보안 요소(eSE)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외부 개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보안을 강화한 차세대 서비스를 끌고 가는 것은 당연한 흐름으로 전자신분증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주목받는 보안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고, 삼성페이와 같이 삼성 스마트폰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글로벌 확대 제공

삼성전자는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제공 국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특정 모델의 기술적 준비를 마쳤더라도 국가별 신분증 규제와 정책이 모두 달라 도입 신분증과 시기가 달라진다. 

허가를 받은 독일에서는 지난해부터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국가 전자신분증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갤럭시S20에 탑재된 내장형 보안칩은 전자 신원 확인 및 안전 전자거래 서비스에 관한 유럽연합(EU) 규정을 충족한다. 다른 EU 회원국에서의 서비스 발판도 마련된 셈이다. 

독일에서의 사용방법을 살펴보면 갤럭시S20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사용해 스마트폰과 실물 신분증 카드를 접촉시키고, 개인식별번호(PIN)을 입력해 본인 인증을 마치면 모바일 신분증 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 이어 발급 기관이 암호화된 신분증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발송하면 기기 내 보안 영역에 자동 저장, 분리 보관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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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제공할 모바일 신분증 종류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에서 허가를 받은 갤럭시S20의 모바일 신분증은 국가가 발행하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건강보험증 등 모든 신분증을 포괄한다. 국내에서도 유관기관과의 협의와 기술 구축을 통해 운전면허증 외 다른 신분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내 도입 예정인 독일을 계기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모바일 전자신분증 보안 기술을 유럽 등 글로벌로 확대, 향후 한국에서도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도입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