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OTT 닮은 '월정액'으로 넷플릭스에 맞불”

넷플릭스와 경쟁 위해 월정액 상품 ‘오션’ 출시…"협력사 웨이브와는 경쟁 않을 것”

방송/통신입력 :2020/07/28 15:07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인의 문화적 습성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다고 본다. 혁신적인 월정액 상품을 만들고, 이 상품을 대표 서비스로 앞세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종원 SK브로드밴드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28일 서울 중구 소재 사옥에서 열린 신규 영화 월정액 ‘오션(OCEAN)’ 발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레거시 미디어로 분류되는 IPTV가 뉴미디어의 대표인 OTT와 경쟁하기 위해 OTT를 닮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오션’은 월 1만4천원에 1만1천편 이상의 영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다. 최대 4개의 계정 등록을 지원, 가족·친구들과 함께 모바일을 통해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IPTV 서비스인 ‘B tv’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사실상 OTT와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김종원 SK브로드밴드 플랫폼그룹장이 영화 월정액 서비스 OCEAN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SK브로드밴드)

김종원 본부장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글로벌 OTT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양호한 품질의 콘텐츠와 월정액 지불 방식 ▲콘텐츠 추천 등 UI·UX 기술력 ▲모바일로 시청 가능한 플랫폼 환경 등을 꼽았다. 약점으로는 국내 이용자에게 거리감을 주는 콘텐츠의 장르적 편협성을 지목했다.

글로벌 OTT의 약점을 파고들어 IPTV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OTT의 장점을 배우고 약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디즈니 등 해외 대형 콘텐츠 제작사와 넷플릭스 사이 제휴가 끊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유통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해 1만1천편 이상의 영화 콘텐츠를 확보했다”며 “AI 기반 추천 등 기술력 측면에서는 SK그룹사의 역량을 활용해 단기간 내 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브로드밴드의 월정액 상품 강화 전략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코드컷팅이 활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IPTV OTT’가 아닌 ‘IPTV 월정액’을 권장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월정액 상품에 포함되는 콘텐츠를 연말까지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꾸준히 콘텐츠를 확대해 연말까지 B tv가 제공하는 한국 영화의 98%, 해외 영화의 89%를 오션 가입자에게 무제한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국내 이용자들의 선호를 고려해 명작 드라마를 중심으로 영화 외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오션이 OTT를 닮아가더라도 협력사인 ‘웨이브’와의 경쟁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본부장은 “오션은 B tv 이용자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인데다 영화 중심이라는 점에서 방송 콘텐츠 중심인 웨이브와는 차이가 있다”라며 “웨이브와는 꾸준히 협력관계를 가져나갈 것이고, 향후 경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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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오션’이 도전적인 서비스라고 전제하는 한편, 기존 월정액 상품과 동일한 가격에 2~3배가량 많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본부장은 “오션 이후 IPTV 이용자들의 VOD 단건 결재가 줄면서 신작 영화 VOD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월정액 가입자 수준을 현재에 비해 2배로 늘리면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과감하게 상품 구조를 개선한 것이고, 내부적으로 올 연말까지 월정액 가입자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