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단계를 거쳐 일어났다. 기술의 현황과 가능성 측면에서 우리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AI 분야에서 일련의 획기적인 발전이 시작되면서 제3의 AI 물결을 견인한 기념비적 해는 2012년이었다. 근 8년이 지난 지금은 연구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 보다는 다소 점진적인 발전과 작은 발견 위주로 기존 기술에 흥미로운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AI는 폭넓게 통용되는 용어로 컴퓨터 비전, 자율주행차, 자연어처리 등의 전문 분야를 포함한 여러 기술을 일컫는다. 이 모든 기술은 저마다 발전 단계가 상이하며, 기술이 다 그렇듯이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즉 일종의 과대광고 시기를 거친다. 사람들이 처음에 신기술이 가진 미지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 기술의 실질적인 응용이 생각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관심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하이프 사이클에서 하락하는 단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대치를 재조정하고 관련 지식을 학습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 단계를 거쳐 AI 기술이 정확히 무엇인지 재정의하고,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며, 그를 통해 기업과 사회를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즉 여기서부터 보다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응용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 보자.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율성(L5)을 갖춘 자율주행차가 향후 수년 사이에 실현이 불가능하다면, 그 대신 안정적인 중간 수준(L3)의 자율성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이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할 수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일부 성공적인 AI 적용 사례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기업, 기관, 시민 사회에서는 이 기술을 우선 시험해보고 채택하고자 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AI가 보다 폭넓게 활용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업 운영자들이라면 자신이 속한 조직이 미래에도 연관성과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데 AI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기술에 대한 환멸과 실망은 보통 지도자들이 이 기술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을 과소평가했을 때 발생한다.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긴 여정이며,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기업은 피해갈 수 없는 적응 기간과 진화에 대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규율과 비전, 불굴의 자세를 가지고 임한다면 틀림없이 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지도자들이 AI 구현에 보다 편안하게 접근하려면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AI 시스템을 회사 내에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자원 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대신 처리해 줄 뛰어난 AI 전문 파트너와 협업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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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와 협업을 할 때에도 처음에는 마케팅, 재무, 물류 등 여러 사업 기능 가운데 한 가지부터 시작하여 구현을 시도해 보고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슷한 응용 경험이 있고,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성공의 개념에 대해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솔루션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AI가 유형과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산업과 기업에 변화를 일으키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AI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여정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모든 여정이 그렇듯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지도를 확인하고, 경로를 조정하고,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마다 중요한 교훈을 터득해야 여정의 끝에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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