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4중고 압박에 '고사 위기'

지상파-종편-PP-홈쇼핑 콘텐츠 사용료 인상요구에 경영부담↑

방송/통신입력 :2020/07/21 15:20    수정: 2020/07/21 20:08

가입자 감소와 경영수지 악화로 침체에 빠진 케이블TV 업계가 거듭된 콘텐츠 사업자와의 분쟁으로 고사위기에 놓였다.

2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회장 윤철지, 이하 SO협의회)는 콘텐츠 대가에 대한 합리적, 객관적 근거가 없어 미디어 시장의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정당한 콘텐츠 대가 기준 마련을 해야 한다고 관련 성명서를 내놨다.

지상파 재송신료 인상, 종편과 일부 PP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요구, TV홈쇼핑의 송출 수수료 감액 등 4중고를 겪고 있다는 게 케이블TV업계의 주장이다..

지상파의 재송신 매출액은 케이블TV가 재송신료를 지급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508% 급증했다.

지상파 시청률과 제작비 등 각종 지표는 감소 추세지만, 지상파는 여전히 재송신료 인상을 압박하고 있으며, 종편과 일부 PP 또한 시청률 상승과 콘텐츠 제값 받기를 이유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대가 관련 사업자간 갈등과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고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케이블TV업계의 설명이다.

SO협의회는 유료방송 시장의 혼란을 막고, 공정 거래를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사용료의 적정 대가 산정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5년 지상파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과 2018년 유료방송 채널 계약 가이드라인이 제정됐으나, 대가 산정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대가 산정에 대한 법적 근거 미비로 지상파, 종편, 일부 PP와 케이블TV 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에서 협상력에 의한 과도한 인상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O협회의는 정부 주도로 콘텐츠 ‘대가산정위원회’를 구성해 콘텐츠 사용 대가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사업자 간 공정 협상을 유도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수신료 매출액과 연동한 ‘콘텐츠 사용료 정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2019년 방송사업자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케이블TV가 종편 및 일반PP에 지급하는 사용료 비율은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액의 60%에 이르고 있으며(지난해 55.6%), 여기에 지상파 재송신료를 더할 경우 70%를 상회한다.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이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년 증가 추세인 콘텐츠 사용료는 케이블TV의 경영 위기와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간 협상을 위한 정부 주도의 대가 산정에서 콘텐츠 사용료를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과 연동해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정률제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간 ‘동등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채널은 방송법(제15조 제1항의 7호)과 방송법시행령(제15조 제2호)에 따라 채널변경허가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어 사실상 채널 변경이 불가하다.

일반PP에 대한 의무와 불공정 행위에 관한 별다른 제재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재허가 부관조건 등의 의무가 있는 플랫폼 사업자는 협상력 열위에 놓여있다는 게 케이블TV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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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협의회 측은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콘텐츠 사업자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플랫폼 사업자에게만 일방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계약 당사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공정거래를 위한 동일 규제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준 없는 콘텐츠 사용료 인상은 수지악화에 시달리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의 붕괴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협상력 열위에 있는 중소 SO·PP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비정상 거래를 고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거래질서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루속히 관계기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