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표준물질로 정확성 높인다

국내 첫 코로나19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중국 이어 세계 두 번째

과학입력 :2020/07/14 18:04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박현민)과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단장 김범태)은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표준연은 코로나19 양성 판정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진단 효율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로 진단한다. 증폭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 의미하는 역치 사이클(Cq) 값이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표준연 관계자는 “문제는 진단키트마다 기준값이 다르다는 데 있다”며 “진단키트 수급 문제·환자 급증 등 매번 같은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A 제품과 B 제품의 양성 여부가 다르다면 어떤 값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표준물질이 있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 효소 연쇄반응(RT-dPCR·Reverse Transcription Digital PCR)을 이용,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방법은 유전자의 절대 정량이 가능해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KRISS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제조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은 전체 유전체의 약 90%를 포함하고 있다. 약 10%를 포함하고 있는 중국 표준물질 보다 많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표준연 측은 “개발에 성공한 표준물질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국산 진단키트 신뢰성과 정확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KRISS 미생물분석표준팀 김세일 책임연구원은 “CEVI 연구단과 협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와 유전체 확보가 가능했다”며 “코로나19와 더욱 유사한 바이러스 입자 형태 표준물질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RISS 바이오의약품분석표준팀 배영경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은 최근 활발하게 수출되는 국산 진단키트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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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 KRISS 원장은 “이번 성과는 올해 팀 단위 중심 조직개편 이후 두 팀의 전문성이 만나 이뤄낸 첫 가시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가 현안 대응 및 국민 체감형 연구성과 창출에 노력하는 한편, 국가기술표준원과 협력해 항원·항체 표준물질 개발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RISS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