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면 다 되는 시대다.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고 회원 가입하는 일이 일상이 된 요즘, '회원가입' 버튼이 없는 앱이 있다. 바로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이다.
식권대장은 B2B(Business to Business) 앱이다. 식권대장을 도입한 기업의 임직원들만 계정을 받아 로그인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식권대장 앱을 통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포인트로 식대를 결제할 수 있다. 식대를 지원하는 기업이 먼저 있어야 사용자도 있는 것이다. 개인 회원가입 버튼이 없는 이유다.
누구나 다운 받을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순 없는 앱. 식권대장 체험기를 담아봤다. 식권대장 서비스사 '벤디스'에서 하루 동안 식권대장을 알차게 사용하는 직장인이 돼 봤다.
처음엔 구내식당이나 회사 인근 백반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이식권 거래를 떠올렸지만 앱으로 만든 식권은 또 달랐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결제하는 것은 물론, 출근길에 미리 점심 메뉴를 주문해 식사 시간에 배달 받거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커피, 디저트까지 구매할 수 있는 등 사용 범위가 넓었다. 지급받은 식대가 모자라거나 쓰고 난 뒤 금액이 애매하게 남아도 사용자가 직접 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어 식권대장 앱만으로도 다양한 결제를 할 수 있었다. 또 야근 식대를 추가로 지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등 오피스 라이프 전반을 함께 하는 서비스라는 인상을 받았다.
■ 출근길 주문하면 점심시간 맞춰 사무실로 배달… 점심시간에 "뭐 먹지?" 고민 끝
계정을 발급받아 출근길에 로그인했다. 앱 상단에 나와 있는 금액이 이날 내가 지급받은 식대다. 하루에 1만5천원을 식대로 지원해주는 회사에 다니게 된 셈이다. 지원 금액은 회사마다 다른데, 적게는 5천원부터 많게는 2만원, 무제한으로 지급하는 경우와, 일일 지급이 아닌 월별로 식대를 지급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식사하기'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는 식당 리스트가 뜬다. 40여 개의 제휴점 중 아침에 미리 주문하면 점심시간에 맞춰 음식을 배달해주는 '예약배달식사' 서비스가 가능한 곳을 골랐다. 공유주방 '키친엑스'가 제공하는 100여개에 가까운 메뉴 가운데 1만2천원짜리 목살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터치 몇 번으로 점심 메뉴 고민을 미리 해결했다.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모든 사람이 주문한 메뉴들이 사무실로 도착했다. 주문자의 메뉴마다 각각 포장돼 있고 이름이 적혀 있어 자신의 것을 찾아 가면 됐다.
도시락으로 배달되지만 정해진 시간에 맞춰 도착하게끔 음식을 조리해서인지 온기가 꽤 남아있었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깔끔한 포장과 함께 준수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배달비를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한 회사에서 여러 명이 주문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식후 커피도 식권대장으로… 깜짝 프로모션은 덤
식권대장으로 카페도 이용할 수 있었다. 인근에 제휴된 커피빈 매장을 방문했다. 점심을 주문하고 남은 식대 3천원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기에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마침 이날 매장에서 음료 1 1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가끔 이렇게 혜택 개념의 제휴점 프로모션이 진행된다고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인 4천800원으로 두 잔을 시킬 수 있게 돼, 일일 동료와 '함께결제'를 통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함께결제는 2명 이상 결제할 때 1명이 대표로 동료의 식대를 끌어와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톡 그룹 채팅을 만들 듯이 함께 결제할 동료를 선택하고, 상대방이 수락하면 한꺼번에 결제할 수 있다. 수락하는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 미리 권한을 위임해둘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제 화면을 점원에게 건네면 점원이 화면을 한 번 터치해 결제를 완료한다. 화면 터치를 통한 결제는 식권대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결제 방식이다.
■ 자투리 식대 남아도 간편결제 충전으로 합산해 끝까지 사용
점심이 소화가 다 되고 당이 슬슬 떨어지는 늦은 오후,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간식을 사러 나섰다. 제휴점인 파리바게뜨에 들렀다. 지급받은 식대는 600원이 남은 상황. 별도로 사용하기 애매한 금액이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깝다. 600원을 남김 없이 쓰기 위해 포인트 충전 기능인 '대장포인트'를 이용했다. 다른 간편결제처럼 내 카드를 등록하고 충전하면 된다. 1만원을 충전하니 포인트가 합산돼 보였다.
결제 방식은 동일하다.
■ 야근, 특근 시 추가 식대 신청으로 포인트 얻기
잔업이 있어 저녁 시간까지 일을 하고 퇴근했다. 저녁까지 해결하고 집에 가기로 마음먹고 코엑스 상가 제휴점 탄탄면공방을 방문했다. '식대신청' 기능을 통해 야근 식대를 신청했다. 야근 식대는 7천원. 이전에 대장포인트로 충전하고 남은 금액과 합치니 총 1만1천원이 됐다.
여유가 생긴 포인트로 식사와 음료까지 하나 추가해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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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500원은 일일 동료에게 위임했다. 보통이면 다음 날 지급받는 식대와 합쳐 사용한다고 한다.
이날 총 4번의 결제를 했고 기자가 쓴 돈은 1만원이다. 다른 결제 수단이 없어도 사무실에서 먹고 마시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