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비대면 시대엔 더 중요한 DNA"

정부,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개최…유공자 수상·컨퍼런스 등 진행

컴퓨팅입력 :2020/07/08 13:05    수정: 2020/07/08 15:31

보안업계가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비대면 환경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을 공동 개최했다.

정보보호의 날은 사이버위협 예방과 국민의 정보보호 생활화를 위해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로 지정된 정부기념일이다.

이번 기념식은 '비대면 시대의 DNA, Security On!'이란 주제로 진행돼 비대면 시대에 발생할 보안 위협과 대응방안이 강조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브라이언 웨어 미국 국토안보부 부국장, 정수환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 이용환 SK인포섹 대표가 기조연설 발제를 맡았다. 

정수환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로 촉발된 팬데믹 사태와 사이버공격 현황의 유사점을 분석하고, 사이버공격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응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수환 학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해 감염된 세포를 지배하고, 또 어떤 세포에 침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며 잠복기를 통한 무증상 감염, 신속한 변종 확산 등 대응이 어려운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는 악성코드가 PC에 침투해 사용자가 알지 못하게 타 PC로 감염을 퍼뜨리고, 백신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모양을 바꿔 변종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류가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적 특징을 가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해커들의 공격도 여러 가지 기능을 탑재한 복합적인 악성코드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원격근무, 원격교육, 원격진료 등 비대면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망분리, 클라우드 보안 등 관련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통제센터(AICC) 구축 및 AI 기반 시스템 모니터링, 자동화된 보안 운영, 사이버 킬체인 등의 거시적 대응방안 실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수환 한국정보보호학회장

이용환 SK인포섹 대표도 비대면 등 IT 환경 변화와 사이버 공격 증가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보보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정부, 군, 학계, 산업계 모두가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결과지향적인 협력’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서 이용환 대표는 정보보안 산업이 당면에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현재 클라우드, 융합보안, 5G 등 새로운 보안 영역에서는 기존 보안업계가 아닌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정보보호 분야에 AI, 머신러닝, 클라우드와 같은 선도 기술 분야 인재가 원활히 유입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학계, 산업계가 함께 융합형 보안 인재를 양성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기업의 보안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 중 보안 예산이 없거나, 전체 예산 중 5% 미만인 곳이 97%에 이른다"며 "여태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보안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는데,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리스크에 따르는 비용이 사회 전체에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IT 환경이 급속히 변화 중인데, 앞으로는 클라우드, 오픈소스 등 점점 빨라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보안업계가 시장 수요를 수용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환 SK인포섹 대표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전달, 정보보호의 날을 기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벤처기업인들의 열정으로 개발된 보안프로그램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인터넷 이용률을 유지하는 바탕이 됐다"며 "진단키트 개발 기업에 대한 해킹 시도를 방어해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지켜내는 등 코로나 극복에도 정보보호 기술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원격근무와 온라인 개학을 성공적으로 실시할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사이버 보안망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K-사이버방역’ 체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 258억원의 추경예산을 반영, 사이버보안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보안기술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우리나라 정보보호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정보보호 유공자 29명에 대한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동훈 고려대 교수는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조상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본부장이 국민포장을, 김일용 앤앤에스피 대표가 산업포장을 각각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조연설, 기념식 외에도 ▲정보보호 컨퍼런스 ▲과기정통부-AI 스피커 기업 업무협약식 등의 부대행사가 개최됐다.

정보보호 컨퍼런스는 민간기업, 정부기관 등의 다양한 연사가 참여한 가운데 비대면 시대의 정보보호 기술 이슈 및 동향, 사이버 공격 대응 사례, 정책방향 등의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과기정통부는 AI 스피커의 제조·운영사인 네이버, 롯데쇼핑, 카카오엔터프라이즈,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6개사와 AI 스피커 등 IoT 제품의 보안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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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OU는 최근 5G 상용화, IoT 제품 확산과 함께 다양한 보안 위협이 커짐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보안 강화 노력을 다짐하기 위해 진행됐다.

정부는 이 달 동안 ‘정보보호의 달’을 기념해 온 국민이 참여하고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온라인 이벤트를 매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첫째 주에는 정보보호 캐릭터인 로긴, 이디, 퓨를 활용한 캐릭터 팬아트 공모전이 개최됐다. 둘째 주부터 보안상식 퀴즈 이벤트, 정보보안 10대 실천수칙 인증 캠페인 등이 차례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