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Q 영업익 23%↑...반도체 날고 세트 선방

매출 줄었지만 비용 개선 등으로 영업익 8兆 '깜짝 실적'

디지털경제입력 :2020/07/07 10:50    수정: 2020/07/07 11:54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최대 예상치 7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은 8.1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산업의 성장으로 서버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게 결정적이었고 세트 사업도 선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또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 효율화를 꾀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6조6천억원)보다 22.73% 증가한 8조1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원으로 전년 동기(56조1천300억원) 대비 7.36% 감소했다.

삼성 서초사옥.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조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5천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호조 ▲글로벌 시장의 빠른 수요 회복에 따른 세트 선방 ▲마케팅 축소·효율화 ▲예산 등 내부 비용 절감 ▲해외 법인 재택근무와 매장 폐쇄에 따른 비용 축소 ▲고객사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일찍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 속에 선제적으로 예산 등 비용절감·통제에 적극 나서왔다"며 "예컨대 마케팅은 코로나19로 규모가 축소된 것도 있지만 동시에 자체적으로 효율화를 꾀하면서 비용이 줄어들었고, 반도체 호조에 더해 우려가 컸던 세트 판매량이 줄긴 했지만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급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해외에서는 '삼성 현지 법인들이 재택근무를 잘했다'는 의견이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비용 절감에 더해 비대면 업무가 이어지고 해외 매장들의 일시적인 폐쇄에 따른 운영비 축소 등이 더해지면서 내실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만 5兆 이상 전망…폰·TV도 우려 씻고 선방

이 기간 반도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 초중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3조4천억원)과 비교해서는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확대된 디지털 컨택트 일상 속에 서버와 PC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을 5조4천억원대로 예상한 IBK투자증권은 이 기간 메모리쪽에서 43.8% 증가, 비메모리는 30.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1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추정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보상금을 포함한 일회성 수익이 반영되면서 적자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에 납품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계약에서 당초 판매 수량을 하회해 1조원 규모 위약금이 발생했다. 당초에는 모바일 수요 하락세가 이어지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적자로 전환, 스포츠 이벤트의 잇따른 취소로 대형 디스플레이가 타격을 입으면서 5천억~7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왔다.

반도체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특히 전망치와 가장 큰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후반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천600억원)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폐쇄됐던 매장이 속속 영업을 재개하고 예상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당초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천900백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봤지만 5월 이후 빠르게 증가하면서 5천400만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용 효율화에 따라 이익률도 우려보다 크게 양호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V·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3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7천1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훌쩍 줄었지만, 대형 스포츠 이벤트 취소 속에서도 예상보다 양호한 TV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 3Q 영업익도 9兆대 전망..."코로나19 지켜봐야"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 약 9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62조원, 영업이익은 7조7천8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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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 기간 스마트폰과 TV 출하량이 늘어나고, 반도체 사업부가 2분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위주 출하량 증가와 원가 절감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신흥 시장에서 2분기 코로나19 확산이 크게 둔화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이 경우 계절적 수요 증가와 억눌렸던 수요가 발생하면서 IT 업사이클이 재개되겠지만, 반대의 경우 3월부터 본격화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출하 증가가 3분기에 재고로 전환돼 서버와 반도체 수요까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