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현대 정의선 만난다…'車배터리 동맹' 주목

이번주 SK이노베이션 사업장서 협력 논의할 듯

디지털경제입력 :2020/07/05 14:04    수정: 2020/07/05 14:05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번 주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최 회장과 만남을 가지면서 재계 그룹사간 전방위적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위한 회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장소는 충남 서산 사업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다. 현대차는 주로 LG화학의 배터리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채택해 왔는데 내년 초 양산할 현대·기아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와 관련, 두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부터 E-GMP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E-GMP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공간이 좁은 기존 내연기관차의 플랫폼과는 다르게 최적화된 전기모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다. 고효율 배터리가 탑재돼 완충 시 주행거리는 600㎞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각 사)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순수 전기차 전용 배터리 4차 발주계획 중 1차 물량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부터 5년간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약 50만대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금액으로 약 10조원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현대차 NE, 기아차 CV 등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에 발주될 현대차 E-GMP의 3차 물량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2022년 양산 예정인 E-GMP 2차 배터리 공급사로는 LG화학을 선정했다. 이 소식은 지난 달 22일 정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남을 가진 날 발표됐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어릴 때부터 막역하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사업협력 방안을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 관련 현황이 공유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선 총수간 만남에서는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와 LG화학의 장수명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과 개발 방향성이 공유됐다. 

국내 차-배터리 업계 총수들의 만남이 이례적으로 성사된 것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고효율 배터리를 충분하게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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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 6.6%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는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로 육성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