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적금 상품을 앞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시중은행 수신 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틈을 타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소비자도 끌어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뱅뱅뱅 777 정기적금' 판매에 돌입했다.
'뱅뱅뱅 777 정기적금'은 연 7.0%의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만기 상품이다. 월 납입금은 최대 20만원이며, 이 경우 소비자는 연간 약 9만1천원(세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 '뱅뱅뱅' 출시와 함께 상품을 내놓은 상상인저축은행은 이달 말까지 매일 선착순 777명에게 이를 판매할 계획이다. 출시 첫 날엔 불과 한 시간 만에 계획한 수량을 모두 소진하는 성과를 냈다.
카드사와 연계한 상품도 등장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신한카드와 손잡고 최고 연 6.3%의 금리를 적용하는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본금리 연 2.2%로 시작해 애큐온 멤버십에 동의하거나 모바일로 적금 가입 시 각 0.1%p를 추가하고, 신한카드 사용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3.9%p를 얹어주는 식이다. 앞서 SBI저축은행도 신한카드와 함께 연 6.0% 금리의 적금을 선보인 바 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마케팅'은 초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0%에 가까워지자 소비자가 저축은행 특판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실제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인터넷은행 등이 지난달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대 1.0%p 인하하면서 현재 은행권에선 1년 만기 기준 1% 금리의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1천만원을 1년간 예금해 10만원의 이자도 챙기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으로서는 확실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은행을 알리고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비자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다. 약속한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예치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매달 소액을 적립하는 정기적금 상품이라 이자 금액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렇다고 무작정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은행마다 보통 2만좌를 한도로 정해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고금리 상품을 내놓는 것은 코로나19로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리자는 취지"라면서 "이를 계기로 은행을 홍보하려는 마케팅 전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