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3, 상반기 국산 전기차 모두 제쳤다

[이슈진단+]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카테크입력 :2020/07/03 14:46    수정: 2020/07/03 17:20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승자는 테슬라 모델 3였다.

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발표한 신차등록 사용연료별 대수에 따르면 순수 전기차는 올해 상반기 2만2천80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0% 오른 기록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가득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포터와 봉고 상용 전기차를 제외한 신형 승용 전기차의 출시 계획이 없었다. 또 국고 보조금이 해마다 줄어들고, 급속 충전 요금 할인 특례 기간이 올해 종료되는등 점차 혜택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테슬라 모델 3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런 평가에도 테슬라 모델 3는 상반기 높은 판매대수를 보였다.

카이즈유가 종합한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 승용 수입 차량모델 대수 현황에 따르면 모델 3는 6천839대가 판매돼 전체 3위에 올랐다. 1위는 1만4천646대가 판매된 벤츠 E클래스, 2위는 9천338대가 판매된 BMW 5시리즈다. 모델 3의 판매량은 티구안(5천908대, 4위), 아우디 A6(4천810대, 5위)보다 많다.

모델 3의 활약으로 올해 상반기 테슬라 전체 차량 판매 대수는 7천79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수입 브랜드 중 5위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서 422대 판매에 불과했다. 당시 모델 3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부진한 국산 전기차...상반기 판매량 절반 가량 하락

테슬라 모델 3가 올해 상반기 승승장구한 반면,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 등의 국산 전기차 판매는 부진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4천139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6.22% 감소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초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를 10.25인치로 키우는 등 사양 개선형 모델로 전기차 예비고객을 맞이했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특별한 변경없이 기존 406km를 유지해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코나 일렉트릭은 최근 한국GM 2020 볼트 EV의 주행거리(414km)에 밀리는 등, 점점 존재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아차 니로 EV도 이렇다할 힘을 못쓰고 있다.

니로 EV의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2천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6% 하락했다. 한 때 디자인이 변경된 모델이 국내 출시된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특별한 변동없이 판매가 이어져 판매량 반등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GM 볼트 EV도 상반기 판매량이 좋지 못하다. 한국GM에 따르면 볼트 EV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천2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5% 하락했다. 한국GM은 최근 출시한 414km 주행 가능 볼트 EV에 기대를 넣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쉐보레 2020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내년부터 신모델을 앞세워 모델 3와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는 코드명 NE, 기아차는 CV로 승부를 볼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3분기 또는 연말까지 조에를 데려올 예정이지만 아직 내년에 테슬라 등과 승부할 신형 전기차 출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쌍용차는 내년에 코란도급 전기 SUV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볼트 EV외에 구체적인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세우지 않았다.

■하반기 전기차 출시 예고한 수입차 업체들, 테슬라와 대등한 경쟁 펼칠까

테슬라는 모델 3로 올해 국내서 상반기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지만, 하반기부터 다른 수입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포르쉐코리아는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 등을 겨냥할 타이칸 4S를 올해 연말 출시한다. 내년에도 타이칸 고급형 모델들을 국내에 출시하는데, 출시 간격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게 포르쉐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가 올해 타이칸 전기차 국내 출시 계획을 전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뉴 푸조 e-208(좌), 뉴 푸조 e-2008 SUV(우) (사진=한불모터스)
아우디 e-트론 전기차. 차량 양쪽에 사이드미러가 없고 카메라가 장착됐다.

푸조 국내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 전기차들을 공략할 전기차 모델 두 종(e-208, e-2008)을 공략한다.

e-208의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는 244km(WLTP 340km), e-2008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237km(WLTP 310km)다. 두 모델 모두 5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주행거리에서는 크게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가격이다.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e-208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4천100만원에서 4천600만원 사이에 책정될 예정이다. e-2008은 4천500만원에서 4천900만원 사이에 책정된다.

e-208은 전기차 국고 구매보조금 653만원 혜택이 있다. 서울에서 e-208을 사게 되면 총 1천153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실구매가는 2천947만원에서 3천447만원이 될 전망이다. e-2008은 조만간 보조금이 확정될 예정이다.

아우디코리아는 하반기가 시작되자 마자 e-트론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가격대가 1억원이 넘지만, 일반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 기반의 버추얼 사이드미러를 적용해 테슬라 등과 차별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