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멍완저우 측 "美 거짓 증거로 멍 부회장 기소"

"美-HSBC, 애초부터 멍 부회장 모함" 주장

홈&모바일입력 :2020/06/16 17:38

미국이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의 딸이자 화웨이의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캐나다에서 체포하기 위해 거짓된 증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중국 언론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15일 멍완저우 부회장의 미국 신병 인도 판결 공청회에서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캐나다 콜롬비아고등법원에 "미국이 멍 부회장을 기소하기 위해 법정에 제출했던 증거는 중대한 정보를 누락했으며 심지어 고의로 오도(mislead)한 행위가 있다"라고 밝혔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이날 공청회는 앞서 지난달 27일 캐나다에서 멍 부회장의 범죄 혐의가 '이중 범죄(double criminality)'란 점에서 캐나다의 범죄인 인도 기준에 부합하다고 내린 판결의 후속으로 양 변호인단의 증거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멍완저우 부회장의 변호인단이 미국 측의 증거 문제를 거론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기사)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CFO (사진=바이두)

이날 법정에서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미국 사법부가 멍 부회장 신병인도를 위해 작성한 '기소 안건 기록'에 인용된 증거는 HSBC가 제공한 자료뿐이었지만 이 자료에 중요한 정보가 누락됐을뿐 아니라 사실을 기록했다고 믿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HSBC가 애초부터 미국과 모의해 정치적 공작을 벌인 것이란 논지다.

멍 부회장 변호인단에 따르면 앞서 2012년 HSBC는 미국의 대이란제재 위반으로 2012년 미국 사법부에 19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맞았지만, 미국과 '기소 잠정 연기 협약'을 맺으면서 사실상 미국 사법부의 수중에 있었다.

이후 미국측은 HSBC로 부터 받은 '2013년 멍 부회장의 고위 임원 대상 PPT 자료'를 기소의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이 확인한 미국 측의 '기소 안건 기록'에는 'HSBC의 신입급 직원은 화웨이와 홍콩 스카이컴(Skycom) 간 관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지만 고위 관리자는 모르는 일이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를 두고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는 신뢰하기 어려운 설정"이라며 "법정에 더 많은 진실하지 않은 사실을 제출했다"며 불확실한 증거에 대한 반격을 선언했다.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HSBC의 고위 임원들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법적인 각도에서 봤을 때, 화웨이가 HSBC에 사기를 쳤다는 논리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논지다. 애초에 잘못된 증거로 캐나다 법정을 오도하고, 인도 프로세스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손 안에 있었던 HSBC와 미국의 '협작'이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16일 CCTV, 신징바오 등 중국 언론도 "HSBC가 미국과 모의해 멍 부회장을 함정에 빠트렸다"는 멍 부회장 변호인단의 주장을 전면에 전하며 재판의 변곡점을 기대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캐나다가 미국의 앞잡이 역할을 한 것"이라며 거대한 정치적 공작이 작용했단 주장에 힘을 실었다. 중국 과학기술 기업으로서 화웨이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의 연장이란 의미다.

정치적 공작설은 캐나다에서도 나왔다.

앞서 캐나다 언론은 캐나다 연방법원이 지난 12일 캐나다안전정보국(CSIS)의 2018년 12월 문서를 공개하고 '캐나다가 멍완저우 체포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전 세계적인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던 점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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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한 리차드 컬랜드(Richard Kurland) 변호사는 "캐나다가 멍 부회장 체포 이전에 이미 이 사건이 '고도의 정치성'을 띄고 있다는 점은, 멍 부회장 변호인단에 매우 유용한 사실"이라며 재판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캐나다가 체포 권한을 남용하고 증거도 불충분하단 이유로 인도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서양 언론은 '캐나다의 권리 및 자유 헌장'에 비춰봐도 멍 부회장 체포는 불법적인 것이며 인권을 침해하는 것인만큼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보도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