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G80 화재 사고, 오해와 진실

2015년에도 비슷한 사례 발견..."작은 낙하물도 화재 가능"

최근 발생한 제네시스 G80 화재와 유사한 사고 사례가 2015년에도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례 모두 종이 박스와 연관된 화재 사고다.

G80 화재 사고 원인을 놓고 "제조사 측이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는 일부 네티즌들이 참고할만 한 유사 사고 사례여서 주목된다.

지난 4일 창원 남해고속도로 순천(진주)방향 창원2터널 부근에서 발생된 제네시스 3세대 G80 화재 사고는 엔진 과열이 아닌, 낙하물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1차선으로 달리던 1톤 포터 트럭 화물칸에 있던 종이 박스가 터널 바깥쪽에 낙하됐다”며 “G80 차주는 해당 종이 박스를 그대로 받았고 이후 화재 사고가 났다”고 CCTV 결과 분석을 토대로 설명했다. 이 종이 박스 내부에는 트럭용 에어크리너 부품이 들어갔다.

결론적으로 종이와 철제로 구성된 에어크리너가 G80 운전석 타이어 부근과 마찰이 생겨 차량 화재로 이어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G80 차주는 안전하게 탈출했고 이번 화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 하지 않았다.

3세대 G80 화재 피해 차주가 직접 촬영한 사진. 차량 중앙에 에어크리너 부품이 같이 있는 흔적이 보인다. (사진=G80 화재 피해 차주 제공)

한국도로공사의 이같은 발표가 지디넷코리아를 통해 전해졌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어떻게 종이 박스가 차량의 화재를 일으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도 남아있다.

이번 G80 화재 사고는 종이 박스와 박스 내부 에어크리너의 복합적인 마찰로 생긴 화재지만, 지난 2015년에는 종이 박스 자체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의 화재를 일으킨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한 소식은 방송사 뉴스로 전해진바 있다.

당시 고속도로에 낙하됐던 종이 상자는 차량 하부에 빨려들어갔고, 이를 몰랐던 운전자는 최소 1km 이상 주행했다. 결국 종이 박스와 차량 간 생긴 마찰열 등이 생겨 차량에 불이 붙은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8일 한국도로공사와의 통화에 앞서, 익명을 요구한 차량 화재 전문가와 G80 사고 원인에 대한 통화를 나눴다.

이 전문가는 통화에서 “자동차 주행 도중 종이박스와 쇠 등 다양한 물질이 서로 마찰이 되면 쉽게 마찰열이 400도 이상 가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물질이든 차량과 맞닿을 때 순식간에 가열돼 차량에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전자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낙하물이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치할 필요가 크다는 의견도 남겼다.

지금도 일부 고속도로에는 작은 낙하물이 떨어져 있고, 이 낙하물들은 차량 휠 굴절과 타이어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외부 소음 차단이 잘 된 고급 세단의 경우, 낙하물 관련 충격과 소리를 잘 듣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는 "빌트인캠, 블랙박스 등 사고 현장을 녹화할 수 있는 장치의 경우, 화재 사고가 일어났을 때, 장비 고장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CCTV가 화재 사건을 다루는데 최선의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낙하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G80 화재 차량 아랫쪽에 위치한 에어크리너 모습을 확대한 모습 (사진=G80 화재 피해 차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