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첫 온라인 GSAT 무사히 치러…비결은?

화상회의 솔루션 활용…부정행위 엄중 차단

디지털경제입력 :2020/05/31 19:59    수정: 2020/05/31 21:31

삼성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시행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무사히 끝났다. 이번 GSAT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언택트 시대에 국내 기업 최초로 실시된 대규모 온라인 채용 시험인 만큼 이목이 쏠렸다.

삼성은 31일 오후 4시 20분경에 상반기 온라인 GSAT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삼성은 30~31일에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GSAT을 온라인으로 시행했다. 시험은 이틀 동안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총 4번에 걸쳐 분산 진행됐다.

응시자들 사이에서 다소 낯설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서버 과부하를 비롯한 기술적인 이슈나 부정행위와 같은 문제없이 원활하게 치러졌다는 평이다.

응시자들은 감독관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PC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는 모습.(사진=삼성)

■ 화상회의 솔루션 도입…"부정행위 철저히 방지"

삼성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시험을 앞두고 지난 26일 온라인 예비소집을 진행,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쳤다. 최신 언택트 솔루션도 도입했다. 삼성은 삼성SDS의 화상회의 솔루션과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가 지원한 솔루션은 원격 업무 협업을 위해 활용되던 '넥스오피스(Nexoffice)'다. 넥스오피스는 실시간 메시징, 파일 공유와 같은 주요 기업 협업 툴을 간편하게 통합해 원활한 소통과 효율적인 업무 관리에 사용돼 왔다. 삼성의 글로벌 전사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넥스오피스를 기반으로 원활한 업무 환경을 구축해 왔다.

이번 GSAT에는 감독관이 실시간으로 시험을 치르는 응시자들을 감독하는 데 넥스오피스 화상회의 솔루션이 사용됐다. 감독관 한 명이 모니터로 8~9명의 응시자들을 지켜보는 방식이다. 삼성은 대리시험과 커닝을 막기 위해 감독관이 화상으로 응시자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시험 전 과정을 지켜보도록 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넥스오피스는 임직원들간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이용돼 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채용 시험에 첫 활용된 것"이라며 "화상회의 수요처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 앞으로도 이 같은 화상회의 솔루션이 채용 분야에 쓰이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은 시험에 앞서 부정행위 적발 시 5년간 응시 자격을 제한, 필요한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국내 대기업이 대규모로 치르는 첫 온라인 시험에 대해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컸던 만큼 이를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캡처)

■ 첫 온라인 채용시험에 응시자 반응 '각양각색'

응시자들은 대체로 화면 확대·축소가 번거로워 큰 모니터를 써야 한다고 전했다. "수리 영역에서 자료해석 문제를 풀 때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거나 문제랑 선지를 왔다 갔다 봐야 하는 게 불편했다"는 의견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마우스 조절이 어려웠다는 평도 내놨다.

또 응시자들은 시험 과정에서 모니터를 만지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표출했는데, 이와 관련 삼성 측은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금지시킨 것"이라며 "시험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도입한 제약사항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온라인 방식으로 치러진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한 응시자는 "건강 염려증이 있어서 최근에 집 밖에 나간 적이 없었는데 집에서 본 건 진짜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시험 장소가 집, 기숙사 등 개별 공간으로 정해져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다는 평도 있었다.

'불 수능'에 빗대어 '불 싸트'라는 수식어도 나올 정도로 시험 난이도가 높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삼성 측은 "온라인 방식이 생소하게 느껴진 일부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난이도는 전체 응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므로 공정성이나 차별 이슈는 없다"고 전했다.

■ 삼성 "효용성 크다" 판단…언택트 채용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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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번 GSAT에 대해 "국내 기업이 최초로 실시한 대규모 온라인 채용 시험임에도 기술적인 이슈와 부정행위 등 문제없이 원활히 잘 종료됐다"고 전했다. 내부에서는 온라인 시험이 대규모 지필고사 보다는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측면에서 효용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채용 방식으로서 언젠가는 가야 할 길로 사회적 비용 감소도 기대된다"며 "이번 첫 도입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보완을 거쳐, 온라인 언택트의 장점을 채용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