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재산분할' 2차 변론

양측 당사자 불출석…변론 약 7분 만에 종료

디지털경제입력 :2020/05/26 19:49    수정: 2020/05/26 23:44

1조원대 재산분할을 쟁점으로 두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두 번째 재판이 진행됐다. 양측은 이날 기 제출했던 재산목록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전연숙)는 26일 오후 5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재판은 양측 당사자 모두 불출석한 채로 약 7분 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혼 소송 당사자는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다.

SK 관계자는 이날 최 회장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적극 소명하고 있다"며 "직접 소명해야 할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법정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양측이 제출한 재산목록 중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서로 확인하고 서로 보강하라는 취지의 변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달 7일 1차 변론기일에서 재판부가 재상명시를 명렴함에 따라 법원에 재산목록을 제출했다.

또 노 관장 측은 이날 첫 변론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이 가정으로 돌아오면 소를 취하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회장 측은 이와 관련 비공개 진술 내용을 외부에 언급한 데 유감을 표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뉴시스)

노 관장은 당초 이혼 의사가 없다고 밝혀오다가 지난해 12월 이혼 및 위자료,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노 관장은 맞소송과 함께 이혼의 조건으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지난해 연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최 회장은 SK㈜ 주식 1천297만주(18.44%)를 보유했다. 노 관장이 요구하는 42.29%는 전체 SK 주식의 약 7.73%에 해당하며 최근 시세로 환산하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따라 소송의 쟁점은 이혼 여부에서 재산 분할로 옮겨갔고, 이혼소송 규모가 커지면서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에서 합의부인 가사2부로 이송됐다. 판례에서는 이혼 시 부부의 재산분할청구는 혼인 기간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적 성격과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고 본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에 취득한 고유재산과 혼인 중에 자기명의로 취득한 재산, 즉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특유재산이더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에서는 소유 주식 대부분이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는 점을 피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노 관장 입장에서는 해당 재산을 유지하고 증식하는 데 본인의 기여가 컸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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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 법조계 관계자는 "노 관장 측에서 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 반소를 제기한 만큼, 가정으로 돌아오면 소송을 없던 일로 하겠다는 입장 표명이 재판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노 관장은 이번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전주지법원장 출신 한승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변호인단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