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 인터넷 정복' 민관협력 속도낸다

정부, 국가 인프라사업 포함 …기업들, 신규 진출로 화답

인터넷입력 :2020/05/07 13:44    수정: 2020/05/07 13:46

중국 기업들이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통신 분야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위성 인터넷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요 기업들의 이런 행보에 불을 붙인 것은 중국 정부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발표한 '신기건(새로운 인프라 건설, 新基建)' 아젠다에 위성 인터넷을 포함시켰다. 수 천 개의 저궤도 위성이 세계를 덮고 세계 어디서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위성 인터넷 시대'에도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계획에는 우주에 5G 기지국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된다. 우주 인터넷을 구축할 경우 사막이나 해양에 건설할 때 소용되는 비용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7일 중국청년보 등 언론에 따르면 자동차 기업과 통신 기업이 잇따라 위성 인터넷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중국 대표 민영 자동차 기업인 길리(GEELY)는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길리는 올해 연말 이전까지 2개의 자체 개발 정지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사용자들이 고정밀 위치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길리는 이같은 시도가 고정밀 위치 시스템의 상용화를 의미한다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PWC에 따르면 2030년까지 중국에서 50%의 자동차가 자율주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 위성 지도의 정밀도를 센티미터(cm) 수준까지 높일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길리는 앞서 스타트업에 투자해 위성 통신 시스템, 데이터 처리 기술 등 사업 연구개발에 투자를 해왔다.

위성인터넷 기반 기내 통신 (사진=C114)

하루 전인 6일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이 5G와 위성 통신 결합을 연구하는 실험실을 출범시켰다. 위성인터넷을 5G 속도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전담 조직이다.

관영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도 지난 달 30일 위성인터넷 신규 서비스를 내놨다.

차이나유니콤 산하 위성 사업을 맡고 있는 유니콤에어넷(UnicomAirnet)은 최근 '워싱하이', '워싱뤼', '워싱쿵', '워싱투' 등 네 가지 위성 인터넷 상품을 선보이고 정부와 기업 서비스에 돌입했다.

워싱하이는 해상 어선과 상선 등 선박, 해상 플랫폼, 섬에서 제공하는 해양 위성 광대역 서비스다. 물류 선박뿐 아니라 어선과 크루즈 등 다양한 선박에서 고속 인터넷, 영상, 음성, 데이터 전송, 원격 제어, 선박 관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워싱뤼는 육지에서 일어나는 재난 구조 혹은 돌발적 사건 상황용 서비스다. 드론 등을 통한 응급 시스템에서 영상, 음성, 데이터, 모니터링 등 서비스 운영에 쓰인다.

워싱쿵은 공중 인터넷 서비스다. 항공사의 기내 통신이 그 예다. 차이나유니콤은 여러 항공사에 관련 서비스와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워싱투는 위성 영상 소스 서비스다. 고화질 위성 영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영상 데이터와 지리 정보 데이터를 분석 및 응용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보안과 감시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일 수 있다.

앞서 중국에서 국유 기업인 CASC(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CASIC(China Aerospace Science and Industry Corporation Limited)와 갤럭시스페이스(Galaxy Space) 등도 잇따라 위성인터넷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위성 발사를 추진했다.

이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업화를 통해 중국 전 산업에서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CASC의 중국 위성 사진 (사진=CASC)

■ 국가 신기건 사업에 위성인터넷·블록체인 추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위성인터넷을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인 '신기건(새로운 인프라 건설, 新基建)' 범위에 포함시켰다. 신기건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중장기 차원의 경기 부양을 위해 내건 신규 인프라 구축 아젠다다. 앞서 7개 영역을 설정했으며 이번에 위성인터넷과 블록체인이 새롭게 추가됐다.

지난 달 20일 중국 국무원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공동으로 발표회를 열고 '5G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위성인터넷, 산업인터넷 등 통신 네트워크 기초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위성인터넷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성인터넷이 기존 유선, 무선을 잇는 3대 인터넷 기초 인프라 혁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위성인터넷을 통해 우주, 땅, 하늘을 이어 사각지대없는 인터넷을 구현하는 것이 국가의 전략적 안보, 안전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군사 통신과 예경보 등 영역이 지목된다. 해상과 공중, 변방지역의 인터넷 통신이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일환으로 중국에서는 위성 제조를 맡고 있는 국유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3년 내 약 300개의 마이크로 소형 위성 발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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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O3B네트웍스 등 위성인터넷 계획이 발표되면서 우주 인터넷을 둘러싼 세계 강대국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 매킨지는 2025년 이전까지 위성인터넷 산업 가치가 최대 8500억 달러(약 1천42조5천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