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원료와 식품, 의약품 합성에 사용하는 중요 화학물질인 숙신산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경북대학교(총장 김상동) 김경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을 이용해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세계 최고 효율을 지닌 숙신산 생산 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대사공학은 대사 물질 생산경로 조작으로 목적 대사 물질 생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말하고, 시스템 대사공학은 기존 대사공학적 기법과 시스템 생물학, 합성생물학 및 진화공학 기법 등과 융합해 체계적으로 미생물 대사를 재설계, 목표 화학물질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학문이다.
이 교수와 김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 (Nature Communications)' 4월 2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Enhanced succinic acid production by Mannheimia employing optimal malate dehydrogenase)
기후변화 대응 기술 중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오매스 원료에서 생물공학적,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화학제품과 바이오연료 등 산업 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분야다. 이 중 특히 핵심 기술인 '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의 복잡한 대사회로를 효과적으로 조작해 산업 화학물질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대 산업 전반은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에 매우 의존적이며, 숙신산 생산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는 화석연료 고갈과 이에 따른 원류 가격 지속 증가,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서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연구팀은 한우 반추위에서 분리한 미생물인 '맨하이미아(Mannheimia)'의 대사회로를 조작해 숙신산을 생산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는데, 이번에 세계 최고 생산 효율을 지닌 숙신산을 생산할 수 있는 개량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숙신산은 탄소 4개로 구성된 다이카복실산이다. 대사과정에 숙신산 한 분자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한 분자를 소모한다. 미생물 배양에 의한 숙신산 생산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숙신산 전환에 핵심역할을 하는 효소 구조를 밝히는 한편 단백질 공학으로 효소 성능을 개선했고, 이를 전체 대사회로 최적화에 연계하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포도당, 글리세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리터당 134g(그램)의 높은 농도로 숙신산을 생산하고 경제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생산성이 시간당, 리터당 21g(그램)에 달하는 등 매우 효율적인 공정을 개발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 효율성을 지닌 숙신산 생산 공정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간당,리터당 1~3g(그램)이 최고 수준이었다.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의존성을 낮추고 주요 산업 기반 화학물질인 숙신산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근간을 제시한 이번 연구 성과는 학계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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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 기술은 화학산업의 플랫폼 화학물질로 사용할 수 있는 숙신산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인 바이오화학 산업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이상기후 현상은 석유 화학 기반 화학물질 및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에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수의 화학물질들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바이오리파이너리 기반으로 생산 및 산업화할 수 있게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및 '바이오 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